삼성전자(005930)가 인공지능(AI) 수요 폭발에 힘입어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시장이 단기 호황을 넘어 수요가 공급을 구조적으로 압도하는 국면에 진입했다고 진단하며, 오는 2027년에는 공급 부족 현상이 올해보다 더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삼성전자는 30일 열린 2026년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연결 기준 매출 133조8734억원, 영업이익 57조2328억원의 확정 실적을 발표했다. 전분기 대비 매출은 43%, 영업이익은 185% 급증한 수치다.

삼성전자가 30일 1분기 매출 133조8700억원, 영업이익 57조2300억원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AI 반도체와 메모리 가격 상승으로 DS부문이 실적을 견인했고, 스마트폰 출시로 DX부문 매출도 증가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모습./뉴스1

실적 견인의 일등 공신은 반도체(DS) 부문이었다. DS 부문은 매출 81조7000억원, 영업이익 53조7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삼성전자는 "AI 인프라 확대와 에이전틱 AI 초기 수요로 서버용 D램 및 SSD 수요가 급증했다"며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와 단가 상승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차세대 메모리 주도권 확보에도 속도를 낸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부터 7세대 고대역폭메모리인 'HBM4E' 시제품을 주요 고객사에 공급할 예정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일부 고객이 2027년 물량까지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있으며, 현재 접수된 수요만으로도 2027년 수급 상황은 올해보다 더 타이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공급 전략도 '다년공급계약(LTA)' 중심으로 전환한다. 기존보다 구속력이 높은 LTA를 통해 투자 및 캐파(CAPEX) 운영의 가시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실제 일부 고객과는 이미 계약 체결을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스템반도체와 파운드리 사업 역시 AI를 중심으로 재편된다. 차세대 모바일 AP '엑시노스 2700'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파운드리는 2나노 공정 및 HBM4용 베이스 다이 수요 대응에 집중한다. 특히 실리콘포토닉스 시장 확대를 겨냥해 첨단 공정과 3D 패키징을 결합한 '홀패키지' 기술을 개발 중이며, 2026년 하반기 광통신 모듈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반면 수익성이 낮은 성숙(레거시) 공정은 과감한 구조조정에 들어간다. 8인치 기반 PMIC·DDI 라인은 순차적으로 종료하고, DDI와 CIS 등 일부 제품은 17나노 공정으로 전환해 고부가 스페셜티 제품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구축한다.

시설투자는 확대 기조를 유지한다. 1분기 11조2000억원을 투입한 데 이어, 연간 전체 CAPEX는 전년 대비 상당 수준 증가할 전망이다. 평택과 테일러 팹 인프라를 기반으로 장비 투자를 본격화해 AI 수요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신성장 동력으로는 데이터센터 냉각 시장을 낙점, 최근 인수한 '플랙트'를 기반으로 2030년까지 연평균 24% 성장이 기대되는 글로벌 냉각 시장 공략에 나선다.

한편, 세트(모바일·TV) 및 가전 사업은 메모리 단가 상승과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원가 부담을 프리미엄 제품 중심의 믹스 개선으로 돌파할 계획이다. 최근 불거진 노사 갈등과 관련해서는 "전담 조직을 통해 생산 차질이 없도록 대응 중이며, 노조와의 대화를 통해 원만히 해결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