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카가 테슬라 도입을 발판으로 자율주행 데이터 확보에 속도를 낸다. 기존 카셰어링 사업에서 쌓아온 주행 데이터를 고도화해 자율주행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구상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쏘카는 최근 FSD 감독형(Full Self-Driving Supervised) 기능이 탑재된 테슬라 모델 S와 모델 X에 대한 고객 인도를 시작했다. 이 기능은 운전자의 적극적인 감독하에 경로 탐색, 조향, 차선 변경, 주차 등의 주행 동작을 수행하는 기능이다.
이 차량들은 장기 대여 서비스인 '쏘카 구독'을 통해서만 이용할 수 있다. 요금은 보험을 포함해 1개월 기준 399만원, 1주 기준 149만원이다. 차량 가격이 FSD 기능(약 900만원)을 포함해 약 1억5000만원인 점을 고려하면, 구독료를 약 3년간 낼 경우 차 1대 값을 지불하는 수준이 된다. 다만 약정 주행거리가 있어 주 단위 400㎞, 월 단위 1500㎞까지 이용할 수 있다. 이를 초과할 경우 ㎞당 추가 요금이 부과된다.
쏘카 구독 비용이 쏘나타와 K5가 월 75만원, 그랜저 하이브리드가 101만원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테슬라는 비싼 편이다. 그럼에도 지난 3월 수도권에서 진행된 사전 예약에 약 2000명이 몰렸다. 쏘카 관계자는 "전남 목포에 사는 고객이 차량을 받기 위해 직접 서울까지 올라오는 사례도 있었다"고 했다.
테슬라는 지난 1월 모델 S와 모델 X의 생산 중단을 발표했다. 국내에서도 지난달 말을 마지막으로 신규 주문이 중단된 상태다. FSD 감독형 기능을 경험하려면 공급이 제한적인 사이버트럭을 구매하거나 쏘카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는 방법밖에 없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희소성과 FSD에 대한 관심이 맞물리며 수요가 몰린 것으로 보고 있다.
쏘카는 이번 테슬라 도입이 단순한 라인업 확대가 아닌 자율주행 기술 방향성을 보여주기 위한 상징적 조치라고 설명했다. 테슬라가 차량에 장착된 카메라를 통해 주행 데이터를 축적해 왔듯이, 쏘카 역시 유사한 방식으로 자율주행 데이터 수집 구조를 갖추고 있다는 뜻이다.
이미 쏘카는 운행 중인 전국 차량 2만5000여대에 이동통신이나 위성항법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텔레매틱스 단말기를 설치했다. 이를 통해 속도, 조향, 브레이크, 가속도 등 100개 이상의 주행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있으며, 데이터는 익명화 과정을 거쳐 분석에 활용된다. 이 차량들의 하루 주행거리는 약 110만㎞로, 전국 도로 총연장 11만㎞의 10배에 달한다.
이 과정에서 연간 1740만 시간의 주행 영상과 22만건 이상의 사고 데이터를 확보 중이다. 쏘카 관계자는 "자율주행 AI의 핵심 과제이자 시뮬레이션으로 재현하기 어려운 돌발 상황 대응 데이터(엣지 케이스)를 대량으로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쏘카는 올해부터 자율주행 사업을 담당하는 대표이사 직속 부서인 '미래이동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자율주행 시장 선점에 나섰다. 기존 카셰어링 사업의 수익성과 운영 역량을 유지하는 동시에, 자율주행 관련 데이터를 축적해 신사업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아울러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를 위해 라이다(LiDAR) 센서와 카메라, 위성항법시스템(GPS), 관성측정장치(IMU)가 동시에 탑재된 차도 약 1000대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쏘카 측은 "구조적 경쟁력을 바탕으로 기술 개발과 파트너십을 통해 국내 자율주행 모빌리티 서비스를 단계적으로 구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