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2026년 1분기 매출 52조 5760억원, 영업이익 37조 6100억이라는 역대 최대 실적을 발표하며 시장 일각의 피크아웃 우려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회사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1분기는 통상 계절적 비수기임에도 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수요 강세가 이를 상쇄하며 타이트한 공급 행진이 지속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근 메모리 현물 가격의 약세 흐름에 대해서는 "업황 피크아웃의 신호가 아니라 급격한 가격 상승으로 인해 일부 유통 채널 물량이 시장에 유입되면서 나타난 일시적인 상황"이라며 "수급 부족 현상이 지속됨에 따라 가격 상승 사이클도 과거에 비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차세대 주력 제품인 HBM4(6세대)에 대해서는 "주요 고객사와 초기 단계부터 긴밀하게 협력하며 고객이 요구하는 성능을 만족하는 제품을 협의된 일정에 맞춰 물량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는 "향후 3년 동안 고객들이 당사에 요청하는 수요는 이미 당사 공급 캐파를 훨씬 상회하는 수준"이라며 압도적인 시장 지배력을 과시했다. HBM4는 2027년 양산을 목표로 하반기 샘플 공급을 계획 중이며, 코어 다이에 업계 최고 수준의 성능을 입증한 1c 나노미터 공정을 적용해 기술 리더십을 공고히 할 방침이다.
낸드 시장에서도 기술 초격차를 명확히 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4월 세계 최초로 321단 QLC를 개발하고 고객 인증을 완료해 기술 초격차를 확보했다"며 "비트 생산량을 극대화하기 위해 올해 말까지 국내 생산량의 50% 이상을 321단으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321단 기반 제품과 엔터프라이즈 SSD 판매 확대를 통해 2분기 낸드 출하량이 전분기 대비 10% 중반 증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구글 터보퀀트 등 AI 업계의 메모리 효율화 기술이 수요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이 기술의 핵심은 메모리를 덜 사용하는 게 아니라, 동일한 메모리를 더 효율적으로 사용해 더 긴 문맥을 처리하고 더 많은 동시 추론을 하기 위한 것"이라며 "결국 AI 서비스가 대중화되면서 오히려 메모리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AI 추론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며 메모리는 계층화되고 있으며, 복잡하고 방대한 연산은 HBM 기반의 GPU가 담당하는 하이브리드 구조로 갈 가능성이 커 고성능 메모리 수요는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격적인 설비 투자(CAPEX) 확대와 관련해서는 "수요 가시성을 고려하여 투자를 집행함으로써 공급 안정성과 재무 건전성을 함께 확보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특히 중장기 수요 성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용인 클러스터 페이즈 1의 클린룸 오픈 시점을 2027년 5월에서 2월로 3개월 앞당기기로 결정하는 등 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투자는 M15X 램프업과 용인 인프라 준비, EUV 등 핵심 장비 확보를 위해 전년 대비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재무 구조 개선에 대한 자신감도 피력했다. SK하이닉스는 "사상 최대 수준인 당사의 이익 창출 능력을 고려할 때 순현금 100조원 이상의 재무 건전성 달성과 주주 환원의 확대는 병행할 수 있는 목표"라며 "배당과 함께 자사주 매입 소각 등 추가적인 주주 환원 수단도 적극적으로 검토하여 연내에 실행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미국 ADR 상장 추진에 대해서는 "SEC에 등록 신청서를 비공개로 제출하였으며 연내 상장을 추진 중이나 세부 사항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