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가 미국·이란 간 전쟁에도 불구하고 '인공지능(AI) 메가 트렌드'에 힘입어 1분기에 시장 전망치를 넘어선 사상 최대 순이익을 기록했다.

/연합뉴스

16일 로이터·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TSMC는 이날 실적 발표를 통해 1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8.3% 늘어난 5천725억 대만달러(약 26조7000억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블룸버그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 5424억 대만달러(약 25조3000억원)를 넘어선 것이며, 8개 분기 연속 두 자릿수 순이익 성장률 기록을 이어갔다.

앞서 TSMC는 3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5.2% 늘어난 4151억9천만 대만달러(약 19조3000억원),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5.1% 늘어난 1조1341억 대만달러(약 52조9000억원)로 각각 월간·분기 기준 최대였다고 지난 10일 발표한 바 있다.

1분기 매출에서 3나노(나노미터·10억분의 1m)·5나노·7나노 공정의 비중이 각각 25%, 36%, 13%로, 이들 첨단 공정의 비중이 74%에 달하면서 순이익 증가에 기여했다.

TSMC의 3나노 공정과 첨단 패키징 기술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생산능력보다 많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블룸버그는 2월 말 전쟁 발발에도 AI 투자 붐이 꺾이지 않았다고 봤다.

전쟁 여파로 헬륨·네온 등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소재 공급에 혼란이 생길 수 있지만, TSMC가 이를 견딜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황런자오(웬들 황) TSMC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전쟁이 단기적으로 헬륨·수소 등 핵심 소재 공급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서로 다른 지역의 여러 업체로부터 (소재를) 공급받고 있으며 안전 재고도 준비돼 있다"면서 현재로서는 에너지 공급도 정상 조업을 유지하기에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웨이저자 TSMC 회장은 "중동의 현 상황은 거시경제적 불확실성을 키우는 만큼 우리는 신중히 사업 계획을 세우고 있다"면서도 "AI 관련 수요는 여전히 매우 탄탄하다"고 자신했다.

이어 "올해 매출이 달러 기준 30% 이상 늘어날 것이라는 강한 확신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TSMC는 또 2분기 매출이 390억∼402억 달러(약 57조5000억∼59조2000억원)로 사상 최대치를 또 한 번 새로 쓸 것으로 기대했다. 전년 동기 매출은 301억 달러(약 44조3000억원)였다.

TSMC는 지난 1월 실적 발표 당시 올해 자본지출 규모를 전년 409억 달러(약 60조3000억원) 대비 최대 37% 많은 520억∼560억 달러(약 76조6000억∼82조5000억원)로 제시한 바 있는데, 이번에는 상단인 560억 달러 수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TSMC 주가는 실적 발표 전날 장중 사상 최고가를 새로 쓰는 등 올해 들어 30% 넘게 올랐고, 시가총액 기준 삼성전자의 2배 수준에 이르고 있다.

TSMC 주가 상승 등에 힘입어 대만 증시 시가총액은 전날 기준 4조1천400억 달러(약 6099조원)를 기록, 영국 증시 시총 4조900억 달러(약 6026조원)를 제치고 세계 7위로 올라섰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