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산업 성장세에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회사 TSMC가 올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올 하반기 실적은 첫 양산에 돌입하는 1나노급 공정이 좌우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TSMC는 AI 반도체 수요가 집중된 4나노 이하 첨단 공정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며 실적 행진을 이어왔는데, 1나노급 공정이 차세대 파운드리 시장의 승부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14일 TSMC가 공개한 월별 매출액을 종합하면, 회사의 올해 1분기(1~3월) 매출은 약 1조1300억 대만달러(약 52조 8840억원)로 전분기 대비 8.41%, 전년 동기 대비 35.13% 증가했다. 로이터가 집계한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의 올 1분기 TSMC 순이익 전망치는 5426억 대만달러(약 25조 3936억원)로, TSMC는 올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TSMC는 16일(현지시각) 올 1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TSMC는 첨단 반도체 제조 시장을 사실상 독식하며 가파른 실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AI 산업 성장세와 맞물려 수요가 치솟고 있는 AI 반도체와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시장을 선점한 영향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의 점유율은 70.4%로, 2위 삼성전자(7.1%)와의 격차가 상당하다.
올 하반기 실적은 1나노급 공정에 좌우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TSMC는 올 하반기 A16 공정을 처음으로 양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TSMC의 첫 번째 A16 공정 고객사는 엔비디아가 될 것으로 보인다. TSMC의 최대 고객인 엔비디아는 A16 공정을 통해 차세대 AI 칩 '파인만'을 양산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TSMC는 1나노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생산 능력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TSMC는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올해 생산 능력 확대를 위한 설비 투자로 520억~560억달러(약 77조~83조원)를 집행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전년 대비 최소 25% 이상 늘어난 수준이다. 당초 시장에서는 TSMC가 480억~500억달러 수준의 투자를 집행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AI 수요가 급증하면서 설비 투자 계획을 확대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4나노 이하 첨단 공정에서 TSMC는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와 경쟁을 벌였지만, 1나노급 공정부터는 인텔과 라피더스까지 참전하며 경쟁이 다소 치열해졌다. 인텔은 A18(1.8나노급) 공정 양산에 돌입했고, A14(1.4나노급)는 내년 양산에 돌입해 미국 빅테크 물량을 수주하겠다는 계획이다. 라피더스는 TSMC와 기술 격차를 6개월 좁히겠다고 밝히며 시장에 뛰어들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AI 칩 수요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4나노와 3나노, 2나노 공정에서 TSMC가 독주하면서 점유율을 끌어올렸고 매출과 영업이익이 빠르게 늘었다"며 "1나노급 공정은 TSMC가 올해 처음 도입하는 공정이고, 경쟁사도 늘어나는 만큼 향후 실적은 1나노급 공정의 성과에 달렸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