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현 삼성전자 대표이사(부회장) 겸 DS(반도체) 부문장이 노동조합 지도부와 23일 회동해 '교섭 재개'를 제안했다. 이에 삼성전자 노조 공동투쟁본부(이하 투쟁본부) 측은 교섭 재개를 위해서는 '성과급 상한 폐지'와 '성과급 투명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뜻을 전했다.
투쟁본부에 따르면 전 부회장은 노조 지도부 4명과 이날 오전 만나 약 1시간 30분간 회동을 진행했다. 투쟁본부는 ▲삼성그룹 초기업 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초기업 노조)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 ▲삼성전자 동행노조 등이 연합해 구성된 단체다. 이번 회동은 지난 19일 전삼노가 이날 이 회장 자택 앞에서 '무능 경영진 규탄 쟁의행위 돌입 선포 기자회견'을 예고하자, 사측이 전 부회장과의 만남을 제안하면서 이뤄졌다. 전삼노는 일정 발표 다음 날인 20일 기자회견을 취소한 바 있다.
투쟁본부 측은 "전 부회장이 현재 직원들의 불만을 인지하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동조합과 대화의 자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며 "아울러 노사가 교섭을 재개하여 논의하면 좋겠다는 의향을 전달했다"고 전했다. 핵심 요구 사항을 포함해 구체적 내용을 교섭 테이블에서 논의하자고 제안한 것이다.
투쟁본부 측은 다만 이런 사측 제안에 "교섭 재개의 전제 조건으로 OPI(초과이익성과급) 상한 폐지와 성과급 투명화가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전달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 부회장은 노조 측의 입장을 검토하겠다고 하면서 DS 부문 사업부 간 배분을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 다양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했다"며 "(전 부회장이) 필요하면 단기간 내에 다시 만나서 이야기하자는 뜻도 밝혔는데, 교섭이 재개되면 조합원에게 공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투쟁본부는 지난 18일 쟁의 행위 투표에서 과반 찬성을 확보했다. 이에 오는 4월 21일 집회를 열고, 5월부터는 총파업에 돌입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