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정서희

네이버의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이 빠르게 이용자를 끌어모으면서 SOOP(옛 아프리카TV)이 e스포츠를 전면에 내세운 구조 전환에 나서고 있다. 과거 유료 후원(별풍선)을 기반으로 한 엑셀 방송 등 고액 후원 유도형 개인 방송 중심 수익 모델에서 벗어나 프로 스포츠 기반 콘텐츠 플랫폼으로 재정의하려는 시도다. 다만 기존 수익 구조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는 만큼 이미지 전환이 실제 성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22일 앱 통계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네이버 치지직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지난달 기준 354만8705명으로 집계됐다. 반면 SOOP은 같은 기간 230만29명 수준에 머물렀다.

치지직은 2023년 말 출시 이후 2년여 만에 MAU가 300만명대 중반까지 빠르게 성장한 반면, SOOP은 2021년 약 300만명 수준에서 MAU가 점진적으로 감소해 200만명대 초반으로 내려온 상태다. 국내 스트리밍 시장 전체 규모는 약 500만명 수준으로 이용자 이동이 치지직으로 집중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실시간 체류 지표에서는 SOOP이 여전히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18일 소프트콘 뷰어십 스트리밍 데이터 집계 기준 평균 시청자 수는 SOOP이 약 6만명 수준으로 치지직(약 3만7000명)을 웃돈다. 이용자 규모에서는 밀리지만, 헤비 유저 중심의 체류 시간과 충성도 측면에서는 강점을 유지하고 있는 구조다.

이 같은 상황에서 SOOP이 선택한 해법은 e스포츠다. 회사는 2024년 사명을 SOOP으로 변경하며 대중적·글로벌 플랫폼 전환을 선언했고, 핵심 축으로 e스포츠를 전면에 내세웠다. 이 같은 전략은 과거 이미지 탈피와 맞닿아 있다.

SOOP은 오랜 기간 별풍선 기반 수익 구조와 일부 선정적 방송으로 인해 '사이버 룸살롱'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특히 일부 방송에서 고액 후원을 유도하는 방식과 여성 BJ 중심의 콘텐츠가 결합되며, 이용자 간 경쟁적 후원 구조가 형성된 점이 이 같은 이미지의 배경으로 지목돼 왔다. 현재도 별풍선 상위 후원 순위는 개인 방송 중심 콘텐츠가 차지하고 있으며 관련 논란 역시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은 상태다.

SOOP이 스트리머와 유저가 함께 호흡하며 LCK 구단을 응원하는 시청 문화 강화에 나선다./SOOP 제공

최근 SOOP의 가장 상징적인 변화는 LCK(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중계권 투자다. SOOP은 지난해 12월 라이엇게임즈, 네이버와 5년 장기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올해부터 LCK 국내 생중계를 치지직과 공동으로 맡게 됐다. 업계에서는 해당 계약 규모를 네이버와 합산 약 1500억원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SOOP의 투자 규모는 약 5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중계권 확보에 그치지 않고 구단 단위 협업도 확대했다. SOOP은 T1, 젠지, KT 롤스터, 디플러스 기아, DRX, BNK 피어엑스, 자사팀 DN SOOPers 등 LCK 10개 구단 중 7개 팀과 스트리밍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선수 개인 방송과 구단 콘텐츠를 연계해 이용자를 플랫폼에 묶어두는 전략이다.

자체 리그 확대도 병행하고 있다. 'LoL 멸망전'은 직전 시즌 누적 시청자 2300만명을 기록했고 결승전 동시 시청자 수는 36만명을 넘겼다. 발로란트 리그(SVL), 스타크래프트 리그(ASL), PUBG 대회 등 다종목 리그를 연중 운영하며 콘텐츠 밀도를 높이고 있다.

최근에는 구글플레이와 ASL 연간 스폰서십을 체결하고 플레이엑스포와 잠실 롯데월드 아이스링크 등에서 대형 오프라인 결승을 추진하는 등 현장 기반 콘텐츠도 강화하고 있다. 상암 'SOOP 콜로세움' 등 e스포츠 전용 경기장 3곳을 운영하며 제작 역량도 내재화했다.

콘텐츠 구조 역시 e스포츠가 가장 큰 파이를 차지하고 있다. SOOP 내부 집계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전체 트래픽 중 게임 콘텐츠 비중은 61%로 가장 높았으며, 버라이어티·토크쇼 18%, 취미·기타 19%, 스포츠 2% 순으로 나타났다.

SOOP 관계자는 "전·현직 프로게이머들이 스트리머 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게임·e스포츠 리그 및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운영하는 등 생태계를 만들어왔다"며 "이 과정에서 유저들도 자발적으로 참여하면서 생태계 자체의 기반이 더욱 강화됐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SOOP은 다른 카테고리에서도 스트리머들이 참여할 수 있는 공식 콘텐츠와 지원 구조를 마련해, 각 카테고리별로 다양한 콘텐츠가 만들어지고 이어질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