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자사가 보유했던 세계 1위 도심항공교통(UAM) 회사 조비 에비에이션(Joby Aviation) 지분 상당수를 매각하며 UAM 사업에서 사실상 철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상용화 지연과 사업적 불확실성이 겹치자, 수익화 시점이 먼 UAM 대신 본업인 통신과 인공지능(AI)에 역량을 집중하는 쪽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풀이된다.
18일 조선비즈 취재를 종합하면, SK텔레콤은 보유 중이던 조비 지분 약 3분의 2를 작년 4분기에 처분했다. 이에 따라 조비에 대한 SK텔레콤 지분율은 기존 2.1%에서 0.7%로 낮아졌다. SK텔레콤은 지난 2023년 조비에 약 1억달러(약 1487억원)를 투자하며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조비 지분을 주당 6달러 수준에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비 주가가 지난해 4분기에 10~20달러선에서 움직였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매각으로 상당한 투자 차익을 실현했을 것으로 보인다. 10달러대에 매각했을 경우 약 500억원, 20달러대에 매각했다면 2000억원 안팎의 수익을 거뒀을 것으로 추정된다.
SK텔레콤은 조비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국내 UAM 사업을 공동 추진해왔다. 국토교통부의 '한국형 도심항공교통 실증사업(K-UAM 그랜드챌린지)'에 참여해 조비 기체를 활용한 상용화에 나선다는 계획이었다. 실제 2024년 말 진행된 1단계 실증사업에 참여해 전남 고흥에서 조비 기체로 실증 비행에 성공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K-UAM 그랜드챌린지 2단계 실증사업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사업 축소 움직임이 감지됐다. 조비 지분 매각까지 이어지면서 UAM 사업은 사실상 종료 수순에 들어갔다. 이 같은 흐름은 인사에서도 읽혔다. 지난해 11월 SK텔레콤 임원 인사에서 UAM 사업을 총괄하던 김정일 부사장이 자리에서 물러났다. 김 부사장은 SK텔레콤이 UAM 사업에 뛰어든 2022년부터 실증사업팀장을 맡았고, 2023년 말 UAM 담당 부사장으로 승진해 관련 조직을 이끌어온 인물이다.
SK텔레콤 안팎에서는 이번 결정이 단순한 재무적 투자 회수를 넘어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의 연장선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회사가 최근 통신 본업 경쟁력 강화와 AI 신사업 확대에 방점을 찍고 있는 만큼, 장기 불확실성이 큰 UAM의 우선순위를 낮췄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관계자는 "통신과 AI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는 전사 경영 전략 변화에 따라 지분을 매각한 것"이라고 했다.
UAM 사업 재조정은 SK텔레콤만의 일은 아니다. 정부가 기체 수급 문제 등을 이유로 UAM 상용화 목표 시점을 2025년에서 2028년으로 미루면서 산업 전반의 기대감도 식고 있다. 실제 K-UAM 그랜드챌린지 2단계 실증에는 1단계에 참여했던 7개 컨소시엄 가운데 대한항공·현대차·KT 등이 참여한 '원팀'과 한국공항공사·한화시스템의 '드림팀' 두 곳만 남았다. LG유플러스·GS건설·카카오모빌리티의 '퓨처팀'도 불참을 선언했다.
업계 관계자는 "초기에는 통신·모빌리티·항공 기업들이 앞다퉈 뛰어들었지만, 상용화 시점이 밀리고 수익 모델도 불분명해지면서 최근에는 선택과 집중에 나서는 분위기"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