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ST 제공

정부가 과학기술 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 원장의 임기 만료 이후에도 후임 선임 때까지 직무를 유지하도록 한 '임기 존속' 규정을 폐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일부 출연연은 원장 공백 시 부원장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면서 리더십 공백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에 따르면 NST는 지난 13일 임시이사회에서 출연연 원장 임기가 만료되면 후임자 임명 전까지 임기를 유지하던 규정을 삭제하고 차기 직제 순위자가 직무를 대행하도록 각 기관 정관을 개정했다.

원장 임기 존속 제도는 후임 선임 지연으로 기관장 공백이 반복되자 업무 공백을 막기 위해 2021년 도입된 제도다. NST는 과거에도 후임 선임 때까지 원장이 직을 유지하도록 했다가 2017년 임기 종료 즉시 퇴임하도록 규정을 바꿨고, 이후 다시 도입된 제도가 이번 개정으로 다시 폐지됐다.

정관 개정에 따라 26일 임기가 끝나는 한국화학연구원을 시작으로 5월10일 임기가 만료되는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등이 부원장 직무대행 체제로 전환될 예정이다.

다만 이번 규정 변경은 소급 적용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이미 기관장 임기가 종료된 한국한의학연구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한국원자력연구원, 한국전기연구원은 후임 인선이 이뤄질 때까지 현 기관장이 직을 유지하게 된다.

과기정통부는 제도 변경 배경으로 기관장 선임 지연 문제를 들었다. 후임 선임이 늦어질 경우 기존 기관장의 임기가 사실상 장기간 연장되는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다만 출연연 현장에서는 기관장 공백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최근 원장 선임 절차 속도가 일부 개선됐지만 여전히 임기 만료 전에 후임자가 결정되는 사례는 드물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화학연구원은 임기 만료 전 후임 원장 공고가 진행됐는데, 출연연에서 임기 종료 전에 선임 공고가 난 것은 2020년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이후 약 6년 만이다.

국회가 기관장 임기 만료 3개월 전 선임 공고를 내도록 하는 과학기술 출연기관법 개정안을 통과시켰지만, 기관 평가 결과를 먼저 받아야 하는 규정과 충돌해 실제 적용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