샨타누 나라옌 어도비 최고경영자(CEO)가 28일(현지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피코크센터에서 열린 어도비의 연례 크리에이티브 행사 '어도비 맥스(MAX)'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AP

포토샵으로 유명한 어도비가 '소프트웨어 종말론' 우려에도 올해 1분기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매출이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음에도 불구하고 18년간 회사를 이끌어온 샨타누 나라옌 최고경영자(CEO)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는 소식에 주가는 7% 이상 급락했다.

미국 소프트웨어 기업 어도비는 12일(현지시각) 2026년 회계연도 1분기(지난해 12월~올해 2월) 매출이 64억달러(약 9조52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약 12% 증가했다고 밝혔다. 분기 매출액 기준으로 최고치를 경신했다.

그러나 시장은 어도비의 견조한 실적보다는 CEO 교체 소식에 주목했다. 나라옌 CEO는 이날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를 통해 퇴임 결정을 알리면서 "향후 수개월간 이사회와 협력해 후임자를 선정하고 원활한 인수인계를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나라옌 CEO는 재임 기간 동안 어도비의 성장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지난 1988년 어도비에 합류한 나라옌 CEO는 2007년 어도비 지휘봉을 잡은 이후 대표 이미지 편집 도구인 포토샵을 기존 일회성 소프트웨어 판매 방식에서 클라우드 기반 구독 모델로 전환해 사용자 기반을 확대했다. 그는 CEO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이사회 의장으로 활동할 계획이다.

그가 CEO로 취임한 이후 18년간 회사 매출은 6배 증가한 250억달러로 성장했고, 직원 수도 약 7000명에서 3만명으로 늘었다. 이 기간 어도비 주가는 6배 이상 뛰었는데, 같은 기간 S&P 500 지수 상승률인 350%를 웃돌았다.

어도비 성장의 일등공신인 나라옌 CEO가 사임을 결정한 데는 AI가 기업용 소프트웨어 시장을 잠식할 것이란 '사스포칼립스(SaaSpocalypse·서비스형 소프트웨어+종말)' 전망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몇 년 사이 구글 나노바나나 같은 생성형 AI 도구의 등장으로 포토샵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 어도비 주가는 지난 1년간 40% 가까이 급락했다. 여기에 피그마, 캔바 등 후발주자도 AI를 접목한 편집 도구를 잇따라 선보이면서 어도비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어도비도 자체 이미지 생성 AI '파이어플라이'를 출시하는 등 AI 전략을 강화했지만, 시장 우려를 잠재우기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에서는 최근 어도비의 주가가 크게 하락하면서 경영 교체 압박이 커졌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아누라그 라나 애널리스트는 "최근 1년간의 주가 부진이 CEO 교체의 주요 원인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