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는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중심의 구조에서 벗어나 슈팅·서브컬처 등 새로운 장르에 진입하고, 모바일 캐주얼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키워 2030년까지 연 매출 5조원을 달성하겠다."
박병무 엔씨소프트 공동대표는 12일 열린 '2026 엔씨 경영전략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엔씨는 '리니지'를 포함한 기존 지식재산권(IP)·신규 IP·모바일 캐주얼 3대 성장 축을 중심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 모델을 구축해 현재 1조5000억원 수준인 연 매출을 4년 뒤 5조원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2030년 자기자본이익률(ROE) 목표도 15% 이상으로 제시했다.
◇ "게임 하나에 의존하는 한계 벗어나 지속 가능한 사업 모델 구축"
그간 엔씨는 게임 장르 측면에서는 리니지·아이온 등 MMORPG 매출 의존도가 높아 단일 게임의 실패와 성공 여부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컸고, 시장별로는 한국·대만·일본이 70%를 차지할 정도로 특정 지역에 편중됐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용자층도 40대 이상의 '린저씨(리니지+아저씨)' 위주였다. 대작 중심으로 게임을 개발하다 보니 신작 출시 시기가 늦어져 빠르게 변하는 게임 시장 흐름을 따라잡지 못하기도 했다.
이런 문제가 누적되면서 엔씨의 영업이익은 2022년 이후 지속적으로 줄었고, 2024년 창사 26년 만에 첫 연간 적자를 냈다. 회사는 약 2년간의 체질 개선을 거쳐 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박 대표는 "지난 2년은 미래 성장을 위해 기반을 다지는 시간이었고, 올해는 본격적으로 턴어라운드(반등)에 나설 것"이라며 "게임 하나의 성공 여부에 따라 회사가 크게 휘청이지 않도록 예측 가능하고 지속 가능한 사업 모델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앞으로 엔씨의 성장을 이끌 3대 핵심 동력으로는 MMORPG 중심의 대형 IP, 슈팅·서브컬처 등 새로운 장르, 모바일 캐주얼 게임을 꼽았다. 특히 모바일 캐주얼 게임을 키워 북미, 유럽 등 서구권 시장을 공략하고 젊은층을 포함한 신규 이용자를 끌어들인다는 구상이다.
엔씨의 27년 기술력이 집적된 이른바 '레거시 IP'인 리니지, 아이온, 길드워, 블레이드&소울의 경우 게임 운영 체계 고도화와 서비스 지역 확장, 스핀오프 신작 출시 등을 통해 안정적인 매출 기반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박 대표는 "레거시 IP를 통해 최소 1조5000억원의 안정적인 캐시플로우를 유지하겠다"고 했다.
신규 IP 발굴에도 속도를 낸다. 엔씨는 자체 개발을 강화하고 퍼블리싱(유통·배급)을 통해 외부 IP를 수혈하는 '투 트랙' 전략을 추진한다. 박 대표는 "MMORPG, 슈팅, 서브컬처, 액션 역할수행게임(RPG) 등 다양한 장르에서 자체 개발 중인 신작 라인업 10종 이상, 퍼블리싱 신작 6종 이상을 이미 확보했다"고 했다. 신작 출시 일정이 미뤄지지 않도록 개발 기간을 점검하고 관리하는 게임성 평가 위원회와 진척도 관리 태스크포스(TF) 등도 운영 중이다.
사업 다각화 전략의 일환으로 외부 게임 개발사 투자와 인수합병(M&A)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엔씨는 연초 서브컬처 전문 개발사 '디나미스 원'과 MMORPG 전문 개발사 '덱사스튜디오'에 투자했다. 박 대표는 "일본 서브컬처 스튜디오 게임에 투자하는 것도 이제 거의 완성 단계"라고 했다.
그는 최근 대외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게임사 M&A 시장이 위축된 상태인 만큼, 좋은 투자 기회를 발굴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기업들이 곳간에 돈을 쌓아두는 분위기라 게임 스튜디오 M&A가 활발하지 않다"라며 "이런 시기에 역발상 투자를 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했다.
◇ "신성장 동력 '모바일 캐주얼 게임'으로 고속 성장"
엔씨는 글로벌 게임 시장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모바일 캐주얼 분야를 신성장 동력으로 선정하고, 모바일 캐주얼 사업이 내년 전체 매출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것을 목표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엔씨는 지난해 8월 모바일 캐주얼 사업을 전담할 '모바일 캐주얼 센터'를 신설하고 개발·퍼블리싱·데이터·기술 역량을 통합한 모바일 캐주얼 생태계를 구축해왔다. 지난해 베트남의 '리후후', 한국의 '스프링컴즈' 등 경쟁력 있는 모바일 캐주얼 스튜디오를 인수해 포트폴리오를 확대했고, 이달 10일에는 독일 저스트플레이를 인수해 생태계 확장에 필요한 모바일 게임 플랫폼을 확보했다.
이날 아넬 체만 엔씨 모바일 캐주얼 센터장은 향후 엔씨의 모바일 캐주얼 사업이 5단계를 통해 진행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연간 수십여 종에 달하는 콘셉트 테스트, 신속한 프로토타입을 제작, 실제 이용자 대상의 A/B 테스트와 데이터 분석, 핵심 지표를 기반으로 광범위한 고객확보 또는 종료 결정, 성공한 타이틀의 라이브 옵스(운영) 등이다.
체만 센터장은 "모든 단계에서 데이터에 기반한 의사결정이 이뤄진다"며 "게임의 출시와 운영에서 매우 예측 가능성이 높은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모든 스튜디오는 본사가 보유한 중앙 데이터 플랫폼에 연결돼 UA(이용자 확보), ROAS(광고 효율성) 분석, 라이브옵스, 크리에이티브 최적화, 인공지능(AI) 관련 기능 등을 지원한다.
체만 센터장은 "포트폴리오가 축적될수록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다"며 "엔씨는 데이터 기반의 모바일 캐주얼 사업을 실행할 시스템을 갖추고 있고, 이를 기반으로 고속 성장할 준비가 됐다"고 했다.
박 대표는 "모바일 캐주얼 분야는 특정 게임 IP 보유 여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얼마나 데이터 분석을 잘 하고 이를 활용하느냐가 핵심인 만큼, 엔씨의 검증된 데이터 분석 능력과 라이브 운영 역량을 활용해 사업을 성공적으로 키워나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