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TV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생산성을 안정화하면서 최근에는 고급형 액정표시장치(LCD)와 비슷한 수준으로 패널 생산 단가를 맞추기 시작하면서 TV 시장에 OLED 비중이 더 확대될 전망이다. OLED TV의 출시 진입장벽이 낮아지면서 기존 삼성전자, LG전자뿐만 아니라 일본, 중국 등 각국 기업들이 OLED TV 품목을 늘리고 다양화할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는 세계 TV용 OLED 패널 시장에서 8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다만 프리미엄 시장에서 OLED TV를 무기로 중국 기업들과 수익성 격차를 만들어왔던 국내 TV 기업은 셈법이 복잡해졌다. OLED 패널 가격 인하로 원가 절감이 가능해지면서 TV 사업과 디스플레이 사업 모두 '윈윈'이 가능해졌지만, 그만큼 중국 기업들이 중저가형 OLED TV로 프리미엄 시장을 잠식할 공산도 커졌다.
9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의 65인치 OLED 패널 제조원가는 지난 2020년 1000달러에서 2024년 600달러 수준으로 크게 낮아졌으며 지난해 말 기준으로 500달러 수준에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LG디스플레이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OLED SE(스페셜 에디션)의 경우 이보다 더 낮은 가격으로 책정될 예정이다. LG디스플레이는 OLED 패널 가격 인하에도 불구하고 65인치 기준으로 10%에 근접한 수준의 이윤을 남길 것으로 관측된다.
LG디스플레이가 대형 OLED 패널의 생산성을 강화한 중요한 배경 중 하나는 감가상각 종료다. 감가상각은 공장·기계·설비 등 유형자산의 가치 감소분을 일정 기간 비용으로 나눠 반영하는 회계 처리를 말한다. 감가상각 부담이 줄면 매출원가가 낮아져 수익성이 개선된다. 동시에 가격 인하 여력도 확보돼 시장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 옴디아는 감가상각비가 전체 제조원가의 최대 3분의 1까지 차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중국 광저우 OLED 공장의 감가상각이 대부분 마무리되면서 실적 개선 효과를 거두기도 했다. 지난해 유형자산 감가상각비는 3조6030억원으로 전년 대비 6660억원 감소했다. 매출이 전년보다 3% 줄었지만 원가 구조가 개선되면서 517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4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대형 OLED 패널 생산 노하우가 안정화하면서 수율과 품질 측면에서도 높은 공정 완성도를 갖춘 것도 중요한 요소다.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는 지난 수년간 OLED 패널의 공급가를 지속적으로 낮춰왔고 최근에는 고급형 액정표시장치(LCD)와 크게 차이 나지 않는 수준까지 가격을 낮추면서도 충분한 이윤을 남길 수 있을 정도로 생산 공정을 최적화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OLED 패널의 생산성 강화는 표면적으로 대형 OLED 점유율 1위인 LG디스플레이와 TV 제조사 모두에 이익이 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잠재적으론 국내 TV 업계에서는 위험 요소도 있다. 특히 중국의 TV 기업들이 LCD에 이어 OLED 시장에서도 점유율을 공격적으로 확대할 경우 중국 기업과의 가격 경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최근에는 LCD TV 패널의 판가가 상승세로 접어들고 있어 추후 OLED와 LCD 간 가격 차이도 좁혀질 것으로 관측된다. 옴디아에 따르면 55인치 기준 LCD TV 패널 판매가는 지난 1월 115달러에서 3월에는 118달러로 3개월 사이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디스플레이 업계에서는 한국 업체들의 기술 우위 속에 중국 디스플레이 기업들의 추격이 이어지는 구도가 지속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박현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위주의 LCD TV 시장은 성장이 꺾일 것으로 보이지만, OLED TV는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도 "하반기 대형 OLED 패널에서 추가적인 감가상각비 축소와 북미 고객사 내 프리미엄 모델 점유율 확대에 따른 수혜가 전망된다"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