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한길 삼성전자 MX사업부 오디오그룹 마스터가 지난달 26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 피셔맨스 워프 하얏트 센트릭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삼성전자

"무선 이어폰 신제품 '갤럭시 버즈4 프로'의 하드웨어 개선 포인트는 우퍼(저음용 스피커) 진동판 유효 면적을 약 20% 늘려 하이파이 사운드를 구현한 것이다."

문한길 삼성전자 MX사업부 오디오그룹 마스터는 지난달 26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 피셔맨스 워프 하얏트 센트릭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문 마스터는 "우퍼 진동판 유효 면적을 넓히기 위해 '슈퍼 와이드 베젤리스 우퍼'를 적용했다"며 "본딩 영역을 극소화하고 측면으로 폴딩해, 우퍼 진동판 전체를 유효 진동 면적으로 활용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확장된 유효 면적 덕분에 저역을 더 안정적으로 재생할 수 있게 돼 음질이 월등히 개선됐고, 외부 소음에 반대 위상 신호를 내는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ANC·능동형 소음 제거)'도 함께 강화됐다"며 "하이파이 사운드와 소음 제거 성능을 동시에 끌어올린 비결"이라고 덧붙였다.

문 마스터가 버즈4 프로를 관통하는 개발 철학으로 반복해 강조한 키워드는 '실사용'이었다. 그는 "이어버드 성능은 수치나 스펙만으로 다 말하기 어렵다"며 "누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쓰는지에 따라 체감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주변 소음, 대화 환경, 착용 상태 변화가 음질과 ANC에 직접 영향을 주는 제품 특성상, 통제된 환경에서의 최고치보다 일상에서 일관된 성능을 목표로 잡았다는 설명이다.

문 마스터는 무선 이어폰이 걷고 뛰고 말하는 동안 귀에서 미세하게 움직인다는 점을 핵심 변수로 짚었다. 그는 "핏이 바뀌면 음질이 바뀌고 ANC 성능이 바뀐다"며 "안정적인 핏을 오래 유지하는 것이 음질과 ANC를 개선하는 첫 단계"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전 세계 귀 형태 데이터를 확보해 3D 모델링을 진행하고, 착용 테스트를 거쳐 최적의 디자인을 선정하는 과정을 거쳤다.

전작 대비 개선점으로는 버즈4 프로의 ANC 체감 성능을 들었다. 문 마스터는 "갤럭시 버즈3 프로 대비 가장 큰 개선점은 ANC의 체감 성능과 안정성"이라며 "전작도 긍정적 평가를 받았지만 초반 품질 문제와 엮이면서 ANC 안정성에 지적이 있었고, 이를 줄이기 위해 오동작 가능성을 낮추는 데 공을 들였다"고 말했다. 그는 "보이스 디텍션(대화 감지)도 외부 음성과 나의 음성을 구별해 나의 음성에만 반응하는 기능"이라며 "씹는 동작 등에서 생기던 오동작 사례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안정성을 끌어올렸다"고 덧붙였다.

통역 기능을 버즈 단독으로 구현할 계획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문 마스터는 "통역에는 대규모언어모델(LLM)이 필요한데 모델 사이즈가 아직 크다"며 "웨어러블 제품에 직접 LLM이 들어가는 건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버즈 만으로 통역을 원하는 수요를 충분히 잘 알고 있다"며 "시장 니즈 분석을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

가격 인상 배경에는 반도체 가격 상승을 언급하면서도, 기능 개선을 근거로 가격 경쟁력을 강조했다. 문 마스터는 "반도체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어 영향을 받지 않을 수는 없다"면서도 "통화, 기본 음질, ANC, 인공지능(AI) 피처 등 전반적 기능이 대폭 향상됐다"고 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버즈4 프로와 일반 모델(버즈4)은 전작 대비 각각 4만원씩 인상됐다.

문 마스터는 버즈4 프로와 버즈4의 차이도 정리했다. 그는 "두 모델의 가장 큰 차이는 외형적으로 이어팁이 있고 없고"라며 "버즈4 프로는 이어팁이 있는 커널형, 버즈4는 이어팁이 없는 오픈형"이라고 말했다. 이어 "몰입감 있는 '뮤직 센트릭' 경험을 원하면 커널형을, 일상에서 귀 압박이 덜한 편안함을 중시하면 오픈형을 선택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그는 "커널형은 구조적으로 외부 소음 영향을 덜 받아 체감 기준으로 음질과 ANC에서 유리할 수 있다"면서도 "통화 품질이나 멀티 AI 에이전트 경험 등 주요 기능은 유사하게 봐도 된다"고 덧붙였다.

문 마스터는 향후 버즈 시리즈의 통화 품질 목표를 '스마트폰 이상'으로 제시했다. 그는 "일부 시나리오에서는 버즈가 스마트폰으로 통화하는 것보다 더 나은 음질을 제공하는 경우도 있다"며 바람이 강한 환경을 예로 들었다. 이어 "꾸준히 스마트폰 통화 품질과 동등한 수준, 혹은 그 이상이 되기 위한 노력들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