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ML이 조만간 차세대 극자외선(EUV) 장비인 하이 NA EUV 장비의 대량 양산에 돌입할 것으로 전해졌다. 하이 NA EUV 장비는 1나노미터(㎚·10억분의 1m)급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정에 적용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파운드리 기업들의 1㎚ 공정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26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은 "ASML이 차세대 반도체 제조 설비(하이 NA EUV)를 대량 생산할 준비를 완료했다"며 "(ASML의 하이 NA EUV 장비는) 기술적으로는 준비가 돼 있지만, 기업들이 이를 제조 공정에 통합하기 위한 테스트와 개발을 완료하는 데 2~3년이 걸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마르코 피터스 ASML 최고기술책임자(CTO)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하이 NA EUV 생산 라인 가동률은 80% 수준으로, 올 연말 90%에 이를 것"이라고 했다.
EUV 장비는 웨이퍼에 초미세 회로 패턴을 그리는 노광 공정에 필수로 투입된다. 하이 NA EUV 장비는 기존 EUV 장비보다 렌즈의 개구수(NA)를 0.33에서 0.55로 높여 반도체 회로를 더 정밀하고 선명하게 그릴 수 있도록 한다. 하이 NA EUV 장비는 대당 가격이 5000억원을 상회하는데, 기존 EUV 장비 대비 가격이 2배 이상 비싼 것으로 알려졌다. EUV 장비와 하이 NA EUV 장비 모두 ASML이 독점 공급하고 있다.
TSMC와 인텔, 삼성전자 등 첨단 파운드리 생산 라인을 보유한 기업은 모두 하이 NA EUV 장비를 도입해 첨단 공정에 적용하기 위한 연구개발(R&D)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 중 인텔과 TSMC가 삼성전자에 앞서 하이 NA EUV 장비 수급에 고삐를 조일 것으로 전망된다. 인텔은 18A(1.8㎚급) 공정을 양산 중이며, 2028년 양산이 목표인 14A(1.4㎚급) 공정에 이를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분석된다. TSMC도 16A(1.6㎚급) 공정을 올 하반기 양산할 계획인데, 2028년 양산 계획인 14A(1.4㎚급) 공정에 하이 NA EUV를 적용하기 위한 R&D 작업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ASML이 TSMC와 인텔, 삼성전자 등 글로벌 파운드리 기업의 하이 NA EUV 주문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가동률을 높이고 있는 것"이라며 "2㎚ 이하 공정 경쟁이 본격화된 만큼 생산 라인에 빠르게 적용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하이 NA EUV 장비를 도입해 R&D를 시작했다. 다만 하이 NA EUV를 운영하기 위한 비용이 다른 장비 대비 큰 만큼 운영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신중하게 접근할 계획인 것으로 보인다. 1.4㎚ 공정 양산 일정도 2029년으로 당초 대비 2년가량 늦어진 만큼 양산성이 입증된 뒤 대대적으로 도입해 활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파운드리 공정 경쟁이 1㎚대로 진입하기 시작하면서 하이 NA EUV 활용도가 점차 중요해질 것"이라며 "활용 단가가 기존 장비 대비 2배 이상 높기 때문에 최대한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전략을 짜는 데 파운드리 업계가 주력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