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가 2026 회계연도 4분기(2025년 11월∼2026년 1월)에 시장 전망치를 넘어서는 '깜짝 실적'을 발표하면서 올해 실적도 가파르게 성장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회사는 피지컬 인공지능(AI) 시대가 이미 도래했고 매출에도 반영되기 시작했다며 현대자동차그룹의 보스턴다이내믹스와 LG전자의 사례를 소개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생태계를 확장하는 데 전략적으로 초점을 맞춰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엔비디아는 2026 회계연도 4분기 매출이 681억3000만달러(약 97조4327억원)로 집계됐다고 25일(현지시각)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73% 증가하며 사상 최대치를 달성했다. 이는 시장조사업체 LSEG가 집계한 전망치(662억달러)를 상회하는 실적이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443억달러(약 63조2382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84%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65%에 달했고,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1.62달러다.
엔비디아의 2026 회계연도 4분기 전체 매출 중 91.4%(623억달러·약 88조9332억원)가 데이터센터 사업 부문에서 나왔다. 이 부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5% 증가하면서 전체 실적 성장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이 밖에 게이밍 37억달러, 전문 그래픽 13억달러, 자동차·임베디드 6억달러 등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연간 매출은 2159억달러(약 308조1972억원)로, 전년 대비 65% 증가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연간 조정 EPS는 4.77달러다. 올해 3월 11일 기준 등록된 모든 주주에게 주당 0.01달러의 현금 배당금을 4월 1일에 지급할 계획이다.
콜레트 크레스 엔비디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챗GPT가 등장한 이후 데이터센터 사업 규모가 13배로 커졌다"며 "올해 매출이 분기별로 순차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한다"고 말했다.
◇ "베라 루빈 샘플 고객사에 보내… 하반기 양산"
엔비디아는 2027회계연도 1분기(올해 2∼4월) 매출 전망치를 780억달러(±2%·약 111조3450억원)로 제시했다. 이 역시 시장 전망치(726억달러)보다 7% 이상 웃도는 수치다. 엔비디아는 피지컬 AI 솔루션과 차세대 AI 칩인 '베라 루빈' 등이 실적 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설명했다.
엔비디아는 피지컬 AI 구축 모델인 '코스모스'와 휴머노이드 로봇 추론을 위한 맞춤형 모델 '아이작 그루트' 등을 공개했다. 크레스 CFO는 "피지컬 AI 시대는 도래했고, 이미 매출에 60억달러 넘게 기여했다"며 "코스모스·아이작 그루트를 통해 로보틱스 개발도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스턴다이내믹스·LG전자를 비롯해 뉴라로보틱스·프랑카로보틱스 등을 사례로 들어 "엔비디아의 솔루션으로 주요 기업들의 로봇이 구동되는 등 산업용 피지컬 AI 도입을 가속하고 있다"고 했다.
황 CEO는 지난 분기 주요 성과로 '생태계 확장'을 꼽았다. 챗GPT 개발사 오픈AI에 대해 "세대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기업"이라며 "사업 초기부터 함께해 왔다는 점에 기쁘다"고 말했다.
다만 기존 1000억달러로 약속한 투자가 300억달러로 줄어들었다는 관측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황 CEO는 "오픈AI와의 파트너십 합의를 계속 진행 중"이라며 "성사에 근접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황 CEO는 이 밖에도 메타·엔트로픽·xAI 등과의 협업 사례를 언급하며 "풀스택 AI 인프라를 처음부터 구축하거나 클라우드에서 지원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 선도적인 모델 개발 기업과 학습·추론 AI의 확장 전 단계에서 독보적인 협력을 이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능한 많은 생태계를 엔비디아 위에 올려두고 싶다"고 덧붙였다.
황 CEO는 차세대 AI 칩 '베라 루빈'에 대해서는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컴퓨팅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에이전트 AI의 변곡점이 도래했다"며 "에이전트 기반 AI를 도입하는 기업이 급증하면서 컴퓨팅 투자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고, 이는 AI 산업 혁명과 미래 성장을 이끄는 핵심 요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레이스 블랙웰은 토큰당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추는 혁신적인 기술을 선보이며 현재 추론 분야의 선두 주자"라며 "베라 루빈은 이런 리더십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엔비디아는 최근 베라 루빈의 샘플을 고객사에 전달했다. 크레스 CFO는 "올 하반기 양산 출하를 시작한다는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며 "수요와 관심이 강하다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고, 사실상 모든 고객이 베라 루빈을 구매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블랙웰의 판매도 계속할 계획이라, 베라 루빈이 시장에 나오기 시작하는 시점과 일정 부분 겹칠 것"이라고 했다. 다만 베라 루빈의 초기 물량에 대해서는 "아직 정확하게 언급하기에는 이르다"며 "베라 루빈을 언제부터 본격적으로 공급할 수 있을지, 그리고 고객사가 얼마나 더 빨리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