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다음 달 2일(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MWC 2026′에서 앞다퉈 혁신적인 제품을 공개한다. 단말기 신제품으로 기술력을 뽐내는 것은 물론 로봇 폰과 휴머노이드 로봇까지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미국 정부의 제재 속에서 중국 기업들은 MWC를 유럽과 미국 외 시장에서의 존재감을 확인하고 기술력을 과시하는 무대로 삼고 있다.
◇ 아너, 세계 첫 로봇 제조 스마트폰 회사 등극
중국 아너(Honor)는 자사 최초의 휴머노이드 로봇을 공개하며 이목을 끈다. 로봇을 선보이는 최초의 글로벌 스마트폰 브랜드가 되는 것이다. 아너는 MWC 2026 개막을 앞두고 "혁명적인 무언가가 곧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는 제목의 유튜브 영상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에는 로봇 폰과 아직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휴머노이드 로봇이 나란히 등장한다. 로봇은 무광 검정색 몸체에 유리 얼굴을 하고 있다. 눈 위치에는 직선의 파란색 불빛이 나온다. 이마에는 카메라가 장착돼 있다. 로봇은 쇼핑 지원과 같은 소비자 서비스를 목표로 한다.
아너는 '로봇 폰'이라는 이름의 파격적인 스마트폰도 선보일 계획이다. 유튜브 영상에 로봇과 함께 등장한 로봇 폰은 스마트폰 버튼을 누르면 후면 상단에서 네모난 형태의 짐벌 카메라가 돌출되는 혁신적인 디자인을 채택했다. AI 기능을 물리적 움직임으로 보여주는 시도다. 카메라는 360도 회전해 방향과 각도에 상관없이 촬영이 가능하다. 로봇 폰은 당장 대량 판매하기보다 기술력을 보여주는 콘셉트 스마트폰일 가능성이 높다.
이 외에도 아너는 MWC 2026에서 폴더블폰인 '매직 V6'를 처음 선보인다. 매직 V6는 7000mAh의 배터리 용량에 주름 방지 기능을 강화한 첨단 힌지 기술을 적용했다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 외신들은 "매직 V6가 폴더블폰을 처음 선보인 삼성전자의 높은 가격, 힌지 구김, 낮은 배터리 용량 약점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 보도하고 있다. MWC에서 폴더블폰은 단순히 접힌다는 개념보다는 얼마나 얇고 가벼운지, 펼쳤을 때 앱 경험이 얼마나 자연스러운 지가 승부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너는 2020년 화웨이에서 분사한 이후 AI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해 왔다. 아너는 지난해 MWC에서 단순 스마트폰 제조사에서 '글로벌 AI 디바이스 생태계 기업'으로 전환하겠다는 '알파 플랜'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리고 1년 후인 올해 스마트폰 회사를 넘어 스마트폰, 폴더블, 로보틱스까지 AI가 연결된 생태계를 보여줄 모습이다.
◇ 카메라 강조한 샤오미 17 울트라 신제품 공개… 샤오미 태그도 공개
중국 스마트폰 회사 샤오미는 MWC 2026에서 가장 먼저 기술력을 선전포고한다. 샤오미는 MWC 2026 공식 개막 이틀 전인 이달 28일 바르셀로나 현지에서 프리미엄 스마트폰인 '17′과 '17 울트라' 모델을 공개하는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샤오미는 "이미지의 새로운 물결이 도래한다"는 제목의 공식 티저 영상을 공개하며, 혁신적인 카메라 기술이 이번 시리즈의 주요 판매 포인트임을 시사하고 있다. 샤오미17 울트라는 독일 라이카(Leica) 카메라 기술이 적용돼 초광각, 광각, 망원 등 트리플 카메라 시스템이 탑재됐다.
유럽에서 출시될 샤오미 17과 17 울트라의 가격은 이전 세대와 동일할 것으로 업계에서는 예상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용 샤오미 17은 중국 내수 모델의 7000mAh 배터리보다 작은 6330mAh 배터리를, 샤오미 17 울트라 역시 중국 내 모델의 6800mAh 배터리 대신 6000mAh 배터리를 탑재할 것으로 전망된다. 샤오미는 성능과 내구성을 유지하면서 현지 규정과 배송 요건을 준수하도록 하드웨어를 맞춤 제작하는 경우가 많다.
샤오미는 위치 추적 기기인 샤오미 태그(Xiaomi Tag)도 선보일 준비를 하고 있다고 주요 외신은 보도하고 있다. 애플 에어태그, 삼성 갤럭시 스마트태그와 비교해 싼 가격을 내세울 모습이다. 샤오미 태그 무게는 단 10g, 두께는 7.2㎜에 불과한 것으로 전망된다. 샤오미 태그는 CR2032 코인 배터리를 사용하며, 이 배터리는 약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공식 출시 전, 샤오미 태그는 이미 일부 유럽 쇼핑 웹사이트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유출된 가격에 따르면 개당 17.99유로(약 2만5000원), 4개 팩은 59.99유로(약 8만2000원)다. 애플 에어태그가 개당 4만원, 4개 팩은 16만9000원인 것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샤오미는 샤오미 패드 8 프로 태블릿, 샤오미 워치 5 스마트워치 등 여러 다른 기기들도 함께 공개할 계획이다.
◇ 중저가 공략 '테크노'도 AI 기능 더한 신제품 공개
중국 중저가형 스마트폰의 AI 탑재도 주목할 만하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테크노(TECNO)는 카몬(CAMON) 50 시리즈, 포바(POVA) 8 시리즈를 선보일 계획이다. 카몬 50 시리즈는 향상된 AI 이미지 처리 기능을 통해 더욱 스마트한 장면 인식, 개선된 이미지 처리, 그리고 더욱 다양한 창의적인 촬영 옵션을 제공한다. 테크노는 카몬 50 시리즈를 단순한 카메라폰을 넘어 콘텐츠 제작과 일상적인 작업에 도움을 주는 AI 도구를 탑재한 제품으로 강조하고 있다. 포바 시리즈는 가성비 제품을 전략으로 하는데, 이번 MWC에서도 포바8이 AI 기능을 얹되 가격 경쟁력을 지키는지 주목할 만하다.
MWC 주역이 스마트폰에서 'AI 연결 생태계'로 확장되는 흐름 속에서도, 중국 기업들은 여전히 MWC를 플래그십 신제품 공개의 장으로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기술 경쟁의 불씨를 피우고 있다. 과거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플래그십(최고가 모델) 신제품 공개 행사를 MWC에서 진행하기도 했다. 당시만 해도 MWC가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의 격전지 역할을 했지만, 삼성전자는 더 이상 MWC에서 신제품을 공개하지 않는다. 삼성전자는 MWC 개막 직전인 오는 26일 미국에서 갤럭시S26 시리즈 언팩 행사를 개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