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노인은 단순히 기억력만 잃는 것이 아니라, 병에 대한 두려움으로 극심한 우울감을 호소합니다. 반려동물이 노인의 정서 안정에 도움이 된다는 점에 착안해 최대한 실제 강아지와 유사한 행동을 보이도록 제품을 설계했습니다.”
8일(현지시각) 세계 최대 IT 전시회 ‘CES 2025′에 참가한 톰봇의 창업자 토마스 스티븐은 자사 로봇 강아지를 소개하며 이렇게 말했다. 톰봇이 선보인 로봇 강아지는 주인이 로봇을 매만지거나 주변에 나타나면 센서가 이를 감지해 실제 강아지처럼 고개를 흔들고, 꼬리를 흔들며 품에 안긴다. 스티븐 창업자는 “이 제품을 만들기 위해 수천명의 노인 사례를 분석했다”며 “심리적인 안정을 느낄 수 있도록 제품의 촉감부터 행동 양식까지 과학적 설계를 통해 최적화했다”고 설명했다.
CES 2025에는 펫테크와 푸드테크 등 혁신상이 새롭게 추가되면서 글로벌 기업들이 반려동물 관련 로봇뿐만 어린이의 식사를 인공지능(AI)이 분석해 리포트를 자동으로 생성하는 플랫폼, 2분 만에 손톱에 매니큐어를 칠해주는 기계 등 다양한 이색 제품이 출품됐다.
중국 로봇 기업 헹봇은 AI 기능을 탑재한 로봇 강아지를 선보였다. AI 칩이 강아지에 탑재돼 주변 환경을 인식, 최적의 반응을 나타낼 수 있도록 스스로 학습한다. 주인이 ‘앉아’라고 소리치면 이에 반응해 앉고, 사용자가 로봇 인근에서 신호를 보내면 춤을 추거나 냄새를 맡는 동작도 가능하다. 헹봇 관계자는 “AI 기능을 고도화해 서비스를 지속해서 업데이트하고 있다”며 “스스로 주변 상황을 인식하고 이에 맞는 행동 패턴을 분석해 동작할 수 있도록 AI 기술을 개선해 선보일 것”이라고 했다.
한국 스타트업 누비랩은 푸드테크와 키즈테크를 연계한 AI 식단 리포트를 자동으로 생성하는 기술을 선보여 CES 2025 혁신상을 받았다. 유치원에 등원한 아이가 섭취한 식사를 사진으로 찍어 올리면 AI가 이를 스캔해 영양성분과 칼로리 등을 분석한다. 이를 통해 아이의 식습관과 섭취량 등에 대한 정보를 바탕으로 리포트를 생성해 부모한테 전달한다. 누비랩 관계자는 “아이에게 꼭 필요한 맞춤 영양을 설계하고, 식습관에 알맞는 식단을 짜 유치원의 잔반을 줄일 수 있다”고 했다.
또 다른 한국 스타트업 하우스쿡은 비슷한 출력의 경쟁 제품 대비 에너지 사용을 40% 절감할 수 있는 인덕션을 선보였다. 미국 시장을 겨냥한 제품은 사용자가 원하는 온도의 물과 양, 시간대를 설정해 맞춤형 면요리를 만들 수 있다. 하우스쿡은 인덕션뿐만 아니라 인덕션과 정수기를 결합한 정수 조리기 등도 판매한다. 지난 9월 미국에서 제품 인증을 마치고, 미국법인을 통해 시장 공략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뷰티테크 분야에서는 매니큐어를 자동으로 발라주는 로봇을 우미아 테크놀로지가 공개했다. 우미아는 매니큐어 등 네일 아트 산업 관련 AI 로봇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우미아가 전시장에서 선보인 기계에 매니큐어 칠을 하고 싶은 손을 넣은 뒤 원하는 디자인을 선택하면, AI가 손톱의 크기와 모양을 자동으로 분석해 손톱 하나당 2분 만에 매니큐어를 칠해준다. 이 제품은 CES 2025에서 혁신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