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업계가 새해부터 초저가 요금제를 쏟아내면서 가입자 유치에 나서고 있다. 이달 말 삼성전자 ‘갤럭시S25′가 출시되면 신규 가입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오는 6월 단통법 폐지가 현실화되면 통신 3사(SK텔레콤, KT, LG유플러스)가 보조금을 제약 없이 풀 수 있게 되면서 알뜰폰에서 이탈하는 가입자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갤럭시S25 출시가 단통법 폐지 전 알뜰폰 가입자를 끌어모을 사실상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는 만큼 알뜰폰 업체들은 출혈 경쟁을 불사하는 분위기다.
10일 알뜰폰 비교 사이트 ‘알뜰폰허브’에 따르면 현재 판매 중인 100원대 요금제는 38종에 달한다. 1000원 미만인 저가 요금제는 49종이다. 지난해 11월 1000원 미만 알뜰폰 요금제는 27종이었는데, 2개월 사이에 20종 이상이 늘어난 셈이다. 가장 저렴한 요금제를 판매하는 곳은 ‘모빙’이다. 월 100원 요금제로 7개월 간 데이터 5GB(기가바이트)와 통화 300분, 문자 300건을 제공한다. 8개월차부터는 2만원대 요금제로 전환된다.
알뜰폰 업계는 가입자 유입이 꾸준히 줄며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통신 3사에서 알뜰폰으로 이동한 가입자는 5만7710명으로, 전달(6만2800명) 대비 8.1% 감소했다. 지난해 1월(8만1048건)과 비교하면 28.8% 줄어든 수치다. 최근 세종텔레콤과 여유모바일은 낮은 수익성을 이유로 알뜰폰 사업에서 손을 뗐다.
알뜰폰 업체들은 이달 공개되는 갤럭시S25로 반등을 노리고 있다. 통상 플래그십 스마트폰 출시 이후 번호이동 가입자가 크게 늘기 때문이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아이폰16 출시 효과로 알뜰폰 가입자 순증 수는 2만3923명으로 전월(2만928명) 대비 14.3% 증가했다. 갤럭시Z6 시리즈 출시 직후인 지난해 8월에도 알뜰폰 순증이 2만6009건을 기록해 전월 대비 13% 늘었다.
오는 6월 단통법 폐지안이 시행되면서 통신 3사로 넘어가는 알뜰폰 가입자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그간 통신 3사는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때문에 상한선 안에서 공시지원금과 추가지원금을 지급할 수 있었지만, 법 폐지 이후엔 지원금 상한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알뜰폰보다 더 좋은 조건을 제공하는 통신 3사 요금제로 옮겨갈 가능성이 큰 이유다.
오는 3월부터는 정부가 협상력이 약한 알뜰폰 업체 대신 통신 3사와 망 대여료 협상을 진행해주는 ‘도매대가 사전규제’ 제도도 없어진다. 정부 없이 협상에 나서는 알뜰폰 업체가 도매대가를 인하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자체 인프라가 없는 알뜰폰 업체는 통신 3사의 망을 빌려쓴 뒤 대여료를 지불하고 있는데, LTE 수익의 40%, 5G 수익의 50%를 지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석현 서울YMCA 시민중계실장은 “어려운 상황에 처한 알뜰폰 업체들이 갤럭시S25 출시를 기점으로 저가형 요금제를 쏟아내고 있는 것”이라며 “저가 요금제가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데 직접적인 도움을 주지 못하는 만큼 임시방편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