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후폭풍으로 택시 및 차량 공유서비스가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당초 모빌리티 업계는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방한 외국인이 늘자 서비스 다각화에 나선 바 있다. 하지만 세계 각국에서 자국민의 한국 방문을 우려하면서 모빌리티 업계의 신사업 확대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미국, 영국, 일본, 캐나다 등은 최근 한국에 대해 여행 경보를 발령했고,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내년 1분기 방한 중국인 관광객은 올해 대비 약 19%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 외국인 수요 보고 신사업 시작했지만… 계엄 여파로 지장
16일 쏘카에 따르면, 이 회사가 제주도에서 시행하고 있는 외국인 대상 차량 공유 서비스 예약률은 계엄 선포가 있었던 지난 3일을 전후로 약 50% 줄었다. 쏘카는 올해 외국인 대상 차량 공유 서비스를 신사업으로 추진했다. 지난 8월부터 제주도에서 서비스를 출시했고, 운영 성과를 바탕으로 내년에 서울 및 인천 등으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었다.
쏘카 관계자는 “계엄 선포가 있었던 지난 3일 직전 9일과 이후 9일 외국인의 차량 예약률을 분석하면 절반 정도가 줄었다”면서 “겨울철이라는 계절적 요인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국인 관광객을 신규 고객으로 확보하려던 택시 호출 플랫폼 업체들도 난감한 상황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6월 외국인 전용 글로벌 모빌리티 플랫폼 ‘케이라이드(k.ride)’를 출시했는데, 해외 14개국 이용자들은 케이라이드 앱을 설치하면 카카오 T 블루, 벤티, 블랙, 모범택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내년도 한국 관광 수요가 부진할 것으로 보여 케이라이드 역시 영향이 불가피해졌다.
◇ 우버, 리브랜딩 이후 외국인 이용 증가… 신사업 재검토 필요
그나마 국내 이용자 수가 많은 카카오모빌리티의 상황은 나은 편이다. 글로벌 브랜드 우버(옛 우티)는 카카오택시 대비 외국인 이용객이 많은 편이다. 우버는 방한 외국인이 별도의 앱을 설치하지 않아도 기존 앱에서 택시를 호출할 수 있어 관광객들 사이에서 수요가 많다. 다라 코스로샤히 우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8월 처음 방한해 “우버는 글로벌 회사라 한국으로 오는 외국인 관광객과 해외로 나가는 한국인들이 모두 우버를 이용할 수 있다”라고 했다.
하지만 한국 관광 수요가 위축될 가능성이 커지며 국내에서 우버의 입지가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우버는 SK스퀘어 자회사 티맵모빌리티와 협력해 한국에 진출한 이후 적자를 지속하고 있으며, 국내 점유율은 한 자릿수다.
우버 관계자는 “우버 택시는 올해 3월 리브랜딩한 이후 한국을 여행하는 외국인 이용자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라며 “내년에는 국내 이용자까지 서비스를 확대해나가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지만 외국인 이용자가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모빌리티 업계의 외국인 대상 사업이 아직 시작 단계인 만큼, 매출에 큰 타격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예상치 못한 변수를 맞은 만큼 신사업도 재검토가 필요해 보인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