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6월 대만 타이베이 국립 대만대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4' 기조연설에서 발언하고 있다./엔비디아 유튜브 캡처

엔비디아의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 ‘블랙웰’이 서버 환경에서 발열 문제가 발생해 출하가 지연될 수 있다는 가능성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이를 탑재해 고객사에 공급하는 서버 업계는 기존 계획대로 납품을 개시한다는 방침이다. 델과 폭스콘, 콴타 등 엔비디아의 서버 협력사들은 예정대로 4분기부터 공급을 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델은 서버 업계 최초로 엔비디아의 블랙웰 시리즈를 탑재한 서버 제품의 공급을 개시했다고 밝혔다. 대만 폭스콘과 콴타도 일정 변동 없이 서버 납품을 진행할 계획이다. 대만 경제일보는 “우려와 달리, 서버업계 관계자는 발열 문제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다고 전했다”며 “폭스콘과 콴타 모두 공급 계획에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블랙웰은 엔비디아가 지난 3월 처음 공개한 그래픽처리장치(GPU) 시리즈다. 지난 2022년 나온 ‘호퍼’ 시리즈의 뒤를 잇는 차세대 제품이다. 사양에 따라 B100, B200으로 나뉜다. 2개의 블랙웰 GPU와 중앙처리장치(CPU)를 결합하면 ‘GB200′이라는 인공지능(AI) 가속기가 된다. 엔비디아는 GB200이 호퍼 시리즈(H100)에 비해 최대 30배의 대규모언어모델(LLM) 추론 성능을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블랙웰 시리즈는 역대 최고 성능의 AI 가속기 플랫폼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서버 환경에서 극심한 발열 문제가 제기되면서 출하가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IT매체 디인포메이션은 엔비디아의 블랙웰이 서버 과열 문제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디인포메이션은 소식통을 인용해 AI 가속기를 해당 제품에 맞춤형으로 설계한 서버에 연결했을 때 발열이 발생해 고객사들이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엔비디아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버 랙의 설계를 변경하도록 서버 공급업체들에 여러 차례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준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번에 제기되고 있는 서버 과열 문제는 GPU 문제가 아닌 서버와 이를 보관하는 환경을 제공하는 ‘랙’ 간 설계와 부품 구성 문제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엔비디아의 블랙웰과 관련한 결함 가능성이 제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엔비디아는 블랙웰을 처음 공개하며, 빠르면 올 2분기 해당 제품을 출시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후 블랙웰 자체 생산 과정에서 결함이 발견돼 출시 시기가 당초 예정보다 최소 3개월 이상 지연됐다. 엔비디아도 일부 설계 오류를 인정하며, 지난 8월 실적 발표 당시 블랙웰을 올 4분기부터 양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문제가 반복되자 블랙웰 공급이 추가로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증폭됐다.

하지만 엔비디아 블랙웰을 탑재한 서버는 예정대로 고객사에 공급될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 엔비디아의 AI 가속기는 델과 폭스콘, 콴타, 슈퍼마이크로 등이 제작한 서버에 탑재돼 고객사에 최종 전달된다. 지난 19일(현지시각) 마이클 델 델 최고경영자(CEO)는 “엔비디아 블랙웰 시리즈의 GB200 AI 가속기 플랫폼을 탑재한 서버가 운송을 시작했다”며 “수냉식 서버를 통해 공급될 것”이라고 했다. 델은 서버기업 중 최초로 엔비디아 GB200을 탑재해 고객사에 납품한다고 밝혔다.

대만 협력업체인 폭스콘과 콴타도 일정에 차질없이 엔비디아 블랙웰 서버를 고객사에 공급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만 언론 등에 따르면 폭스콘은 이번 4분기 소량 공급을 시작하고, 내년 1분기 생산량을 확대할 계획이다. 콴타도 내년 1분기 대량 생산을 개시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