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균 지엔테크놀로지스 대표. 사진 = 지엔테크놀로지스

살면서 “나 지금 엘리베이터 안이야, 내려서 다시 전화할게”라는 말을 한 번쯤은 해봤을 것이다. 왜 엘리베이터 안은 통화가 끊기거나 잘 안되는 것일까.

전파는 금속을 통과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엄청나게 큰 선박에서도 이와 같은 문제가 발생한다. 이런 문제를 없애기 위해 한국의 주력 선박인 174K급 LNG 운반선의 경우, 원활한 통신을 위해 20㎞에 달하는 유선 케이블과 수많은 네트워크 장비를 설치해야 한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통신 사각지대가 생길 수밖에 없다. 이런 문제는 안전문제로 가면 더욱 심각해진다.

지난해 5월 물탱크 방수 작업(에폭시)을 하던 일용직 노동자 두 명이 질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밀폐구역에서 페인트 작업을 하다가 중독 증세를 보인 것이다. 휴대전화가 터지지 않아 큰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었지만, 다행히 동료들에 의해 극적으로 구조됐다. 이러한 선박이나 물탱크와 같은 밀폐구역에서의 통신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한 기업이 있다. 바로 박철균 대표가 이끄는 지엔테크놀로지스다.

지엔테크놀로지스를 창업한 박 대표는 울산과학기술원으로부터, 금속으로 둘러싸인 환경에서도 무선통신을 가능하게 하는 원천기술을 확보했다. 이후 오랜 연구개발 끝에 독자기술을 추가해 ‘메탈복스(metalVox)’를 개발했다. 메탈복스는 설치도 쉽고, 가격도 저렴하고 무엇보다 선박이나 밀폐된 공간에서 통신 사각지대 없이 무선통신이 가능한 세계 최초의 제품이다. 이미 HMM, SK해운, 현대LNG 등 국내 대표 선사들이 새롭게 건조하는 선박에 메탈복스를 탑재하고 있다. 새로운 장비도입에 까다롭기로 유명한 전 세계 컨테이너 3위 업체인 CMA CGM에서도 메탈복스 도입을 확정했다.

메탈복스를 활용할 경우, 5㎏ 단말기 두세 대만 설치하면 174K급 LNG 운반선에서 음영 구역 없이 무선통신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설치 편의성은 물론이고 가격도 유선 케이블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낮다. 박철균 지엔테크놀로지스 대표는 “메탈복스는 단순한 무선통신 장비가 아닌 안전사고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춰 개발했다”고 말하며 “중대 재해사고 위험이 큰 전방위 산업 현장에서 메탈복스가 적극적으로 활용되기를 희망한다”는 바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