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저희보다 많은 기술과 많은 자원들을 갖고 있습니다. 인공지능(AI)의 물결을 타고 삼성전자도 훨씬 더 좋은 성과를 잘 낼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합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4일 오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SK AI 서밋’의 기조연설을 끝낸 뒤 기자들과 만나 반도체 시장에서 삼성전자와의 차별점을 묻는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AI 메모리로 각광 받고 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여전히 삼성전자의 경쟁력은 유효하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AI 시장 접근법에 대해 최 회장은 다양한 접근법이 필요하고 각사의 장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AI가 반도체 업계에 들어오면서 여러 가지 종류와 여러 가지 접근법이 필요하다”며 “저희가 하는 접근법이 따로 있고 다른 회사들의 접근법도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모두를 같은 선상에 두고 누가 더 잘한다는 말은 좀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삼성전자가 6세대 HBM 제품인 ‘HBM4′ 개발·양산에 사활을 걸고 있는 가운데 최 회장은 SK가 세운 제품 개발·양산 계획을 최대한 맞출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상대편(삼성전자)을 잘 몰라 말씀을 드릴 수 없지만, 저희는 저희 것만 한다”며 “그래서 최대한 스케줄과 얘기를 맞춰서 필요한 칩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엔비디아, TSMC를 비롯한 빅테크와의 AI 기술 협력에 대해 비용 절감을 가장 큰 과제로 꼽기도 했다. 그는 “AI 투자와 관련한 보틀넥(병목현상) 역시 대부분 비용의 문제이며 이 부분에서 새로운 기술을 모색하는데 신경쓰고 있다”며 “가령 구글의 경우 검색 서비스가 돌아가는데 1%의 비용을 쓴다면 챗GPT는 50%를 쓴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코스트를 낮추는 것이 가장 문제고 이를 위해 칩도 필요하고 에너지 설루션도 필요하다”며 “그걸 SK 혼자 만들 방법은 없고 많은 회사와 논의해서 가능하다면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가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빅테크와의 협력 역시 “코스트를 얼마나 절약해야 하는지 저희가 증명해낼 필요가 있다”며 “코스트가 이만큼 떨어졌다는 것을 (빅테크에) 보여줄 수 있고, 그것에 만족한다면 그들도 계속 우리와 비즈니스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기조연설에서 최 회장은 “SK는 반도체, 데이터센터, 서비스개발 등 모든 것을 커버하는 전 세계에서 흔치 않은 기업”이라며 SK가 글로벌 AI 확산을 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AI를 위해 다양한 기업과 협력을 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이 협력은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AI는 모두의 삶과 사회에 광범위한 변화를 가져올 것이고, 많은 이들의 참여와 협력이 필요하다”며 “AI 시작은 오픈 AI의 챗GPT부터 시작했다”며 “마이크로소프트(MS), 오픈 AI의 파트너십이 중요한 역할을 했는데 이 두 회사와 많은 협력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