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이 올 3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MS)도 예상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발표하면서 ‘인공지능(AI) 거품론’을 잠재울 수 있을 지 주목된다. AI 수요 확대로 매출이 크게 늘어난 클라우드 사업이 실적 개선을 이끌고 있다.

아마존웹서비스(AWS)가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이를 추격하는 구글과 MS도 막대한 투자비를 쏟아 부으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그래픽=손민균

지난 29일(현지시각) 알파벳은 올 3분기 매출이 882억7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5% 늘었다고 발표했다. 주당순이익은 2.12달러로 전년동기(1.55달러) 대비 36.7% 증가했다. 이는 월가 예상치(매출 863억3000만달러, 주당순이익 1.85달러)를 크게 웃돈 수치다. 전체 매출액의 13%를 차지하는 클라우드 매출은 113억5000만달러로 예상치(108억8000만달러)를 웃돌아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했다. 4분기 연속으로 성장세다.

알파벳은 기업 고객을 위한 구독 서비스를 포함한 AI 제품군 덕분에 3분기에 클라우드 부문 매출이 성장을 이뤄냈다고 평가했다. 순다르 피차이 알파벳 최고경영자(CEO)는 “소비자와 파트너가 AI 도구의 혜택을 누리면서 혁신을 향한 우리의 노력과 AI에 대한 장기적인 투자가 결실을 맺고 있다”면서 “자사의 풀스택 AI 제품이 현재 대규모로 활용되고 있으며 수십억명의 구글 가입자들이 사용해 선순환을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실적 발표로) 알파벳과 같은 빅테크가 AI에 지출하는 막대한 금액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진단했다. 다만 “구글의 클라우드 서비스는 경쟁이 굉장히 치열한 상태다. (구글이) 물밑에서 타사 사업을 방해하는 ‘그림자 캠페인’을 벌인다거나 로비 단체에 비밀리에 자금을 지원하는 등 업계에선 서로를 비난하고 있다”고 전했다. MS는 구글이 비밀리에 어용 단체를 조직해 자사의 사업을 방해하려고 한다며 공개적으로 저격했다.

MS는 클라우드 서비스에 사활을 걸고 있다. MS는 올 3분기에 655억9000만달러(90조5601억원)의 매출과 3.30달러(4556원)의 주당순이익을 기록했다고 30일 발표했다. 클라우드 서비스인 애저와 윈도 서버 등을 포함하는 인텔리전트 클라우드 부문 매출이 240억9000만달러로, 월가 예상치(240억2000만달러)를 웃돌았다. MS 측은 “어려운 수학, 과학 및 코딩 문제에 답할 수 있는 오픈AI의 최신 AI 모델 ‘o1′을 클라우드 플랫폼에 탑재하면서 애저의 시장 점유율 상승을 AI가 주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디언은 “투자자들은 빅테크의 방대한 AI 베팅을 경계하고, 언제 성과를 내기 시작할지 더 명확하게 파악하기를 희망하고 있다”면서 “AI 생태계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거트 체크(gut check·프로 레슬링에서 쓰는 복부 공격 기술)’를 쓰고 있는 시점”이라고 전했다.

메타 역시 같은 날 3분기 실적발표에서 주당순이익 6.03달러를 기록해 시장 예상치(5.25달러)를 크게 상회했다고 밝혔다. 매출도 405억9000만달러로 시장 예상치(402억9000만달러)를 넘었다.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 순이익은 전년 동기(116억달러)에서 이번 분기 157억달러로 35%나 증가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이날 애널리스트들과의 통화에서 “우리의 AI 투자는 계속해서 상당한 인프라를 필요로 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이 부분에 투자를 계속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로이터는 “메타가 다른 빅테크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차세대 AI 붐을 활용하기 위해 데이터센터에 막대한 투자를 해왔으나, (다른)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와는 달리 당장 수익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되지는 않으므로 지출에 대한 투자자들의 조사를 더 많이 받아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