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심의위원회 현판. /방심위 제공

아나운서가 직접 간접광고(PPL)를 진행한 지상파의 아침 시사교양 프로그램에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중징계가 내려졌다.

방심위는 28일 양천구 목동 방송회관에서 전체 회의를 열고 SBS TV ‘모닝와이드 3부’(1~2부는 뉴스·3부는 시사교양, 지난해 6월 7일 등 방송분)에 대해 법정 제재 중 ‘경고’를 내렸다.

해당 프로그램에서는 PPL 상품인 특정 음료를 과도하게 부각해 보여주고, 남녀 아나운서가 해당 음료를 마시는 장면을 방송해 시청 흐름을 방해했다는 취지의 민원이 나왔다. 지상파에서도 기존 예능 등에서는 과도한 PPL 노출이 종종 지적돼왔지만 시사교양 프로그램에서 아나운서가 직접 간접광고에 참여하고, 심지어 전 CM(광고) 직후 아나운서의 시연이 이어진 것은 찾기 어려운 사례라 방심위 회의에서도 논란이 일었다.

의견진술에 참석한 SBS 측은 “예능·드라마 외 교양에서의 PPL은 처음이라 형식에 집중했다. 광고주의 과도한 요구도 있었고, 간접광고는 전액 제작비로 투입돼 외주 제작비에 도움을 줄 수 있겠다는 욕심도 있었다”며 사과했다.

그러나 김정수 위원은 “이건 지상파 프로그램이 아니고 홈쇼핑 수준”이라며 “전 CM 이후 바로 나온 것도 그렇고 심지어 이어지는 아이템도 건강 아이템이 아니었다”고 꼬집었다. 강경필 위원도 “9번이나 방송됐고 자체 심의 기능이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 시사 방송이 거의 광고 방송화됐다”고 말했다.

류희림 위원장도 “방송사 경영이 힘들어 간접광고 유혹이 많겠지만 지상파에서 이런 정도의 심각한 규정 위반을 한 건 처음 본다”고 비판했다.

방심위는 ‘지난 정권에서는 욱일기를 게양한 함정이 입항한 적 없다’는 등의 사실과 다른 내용을 방송했다는 민원이 제기된 KBS 1AM ‘주진우 라이브’(지난해 5월 29일 등)에 대해서는 프로그램 폐지 등을 이유로 행정지도인 ‘권고’를 의결했다.

지역인재 채용과 관련한 보도에서 사용된 수치들이 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것이라 해당 공공기관에서 해당 사실을 알렸음에도 정정보도를 하지 않고 그대로 방송한 KBS춘천 1TV ‘KBS 뉴스 7 강원’(7월 1일)에 대해서도 ‘권고’ 의결했다.

방심위 결정은 ‘문제없음’, 행정지도 단계인 ‘의견제시’와 ‘권고’, 법정 제재인 ‘주의’, ‘경고’, ‘프로그램 정정·수정·중지나 관계자 징계’, ‘과징금’으로 구분된다. 법정 제재부터는 방송사 재허가·재승인 시 감점 사유로 적용돼 중징계로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