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요 게임사들이 수익성이 떨어지는 게임들을 잇따라 서비스 종료하고 있다. 신작을 선보인 지 반년도 채 되지 않아 서비스를 마치는 게임도 있다. 게임사들이 ‘캐시카우(현금 창출원)’가 될 만한 신작 개발에 집중하기 때문인데, 갑작스럽게 서비스를 중단하는 게임 이용자들의 반발도 커지고 있다.

일러스트=챗GPT 달리

27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293490)가 서비스하는 ‘프렌즈타워’가 오는 12월 17일 서비스를 종료한다. 프렌즈타워는 카카오프렌즈의 인기 캐릭터들과 게임 이용자가 탑을 쌓아 올리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게임이다. 넵튠의 자회사 마그넷이 개발해 지난 2018년 8월 서비스를 시작했다.

넷마블(251270)이 지난 2019년 한국에 출시한 ‘킹 오브 파이터 올스타’도 이달 말 서비스를 종료한다. ‘킹오파 올스타’는 일본 비디오 게임 제작사 SNK로부터 ‘더 킹 오브 파이터즈’의 지식재산권(IP) 라이선스를 정식으로 받아 넷마블네오가 개발한 모바일 액션 게임이다. 서비스 종료와 함께 공식 커뮤니티 역시 다음 달 30일 폐지될 예정이다.

프렌즈타워와 킹 오브 파이터 올스타는 그나마 장수 게임에 속한다. 출시 반년도 되지 않아 서비스를 종료하는 게임들도 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6월 얼리 액세스(미리 해보기) 버전으로 선보인 대전 액션 게임 ‘배틀크러쉬’의 서비스를 출시 5개월 만인 다음 달 29일 종료한다고 밝혔다.

해외 게임사 중에서는 소티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SIE)가 온라인 팀 대전 슈팅 게임 ‘콘코드’를 출시 2주 만에 서비스 종료하겠다고 지난달 밝혔다. 소니는 ‘콘코드’ 개발에 4000억원가량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출시 당일 스팀의 최고 동시 접속자는 697명에 불과할 정도로 흥행에 참패했다.

게임 서비스가 조기 종료되는 것은 실적 부진을 겪는 게임사들의 ‘비용 효율화’ 작업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시장 상황이 열악한 상황에서 수익성이 낮은 게임을 조기에 정리하고, 신작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카카오게임즈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98%, 엔씨소프트는 48%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문제는 게임사들이 몇 줄의 공지글로 서비스 종료 소식을 알리면서 이용자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웹젠은 지난 7~8월 ‘뮤 오리진’'뮤 아크엔젤’'어둠의 실력자가 되고 싶어서’의 서비스 종료 소식을 알렸는데, 서비스 종료 전까지 이벤트와 신규 상품 출시로 이용자들의 결제를 유도했다.

이에 세 게임 이용자들은 ‘웹젠 게임 피해자 모임’을 결성해 지난달 경기 성남 웹젠 본사 앞에서 트럭시위를 진행했다. 이 문제는 지난 21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언급됐다. 웹젠이 서비스 종료 공지 3주 전까지 아이템을 판매한 점을 지적받자 김태영 웹젠 대표는 “게임 종료 전까지 정상적으로 서비스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했다.

게임 서비스를 조기 종료하는 게임사에 대해 이용자들의 신뢰가 하락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게임 이용자는 “수 년간 서비스된 게임의 경우 이용자들이 투입한 시간과 비용이 많은 데다 이용자들 간의 끈끈함도 크다”면서 “수년 간 노력의 결실이 사라지는 과정이 반복되다 보면 해당 게임사를 외면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