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에 적용될 하이브리드 본딩을 위한 장비부터 파운드리(위탁생산) 2㎚(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 공정 포트폴리오까지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는 모두 준비됐습니다. 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으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전력 사용 문제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솔루션을 구축할 계획입니다.”
박광선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 코리아 대표는 2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반도체 대전(SEDEX 2024)’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이렇게 말했다. 이날 박 대표는 ‘반도체 산업의 미래: 에너지 효율적 컴퓨팅과 혁신의 가속화’라는 제목으로 메모리 반도체와 파운드리 첨단 공정을 지원할 어플라이드의 장비 포트폴리오에 대해 소개했다.
어플라이드는 네덜란드 ASML, 미국 램리서치와 함께 세계 3대 반도체 장비 기업으로 꼽힌다. 어플라이드는 메모리 반도체부터 파운드리 공정에서 반도체의 불필요한 부분을 제거하는 식각과 웨이퍼에 필요한 물질을 박막의 두께로 입히는 증착 공정 등에 투입되는 장비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어플라이드는 현재 HBM 제조 공정에 투입되는 장비 시장 점유율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HBM 패키징 과정에서 D램을 연결하기 위한 구멍을 뚫는 실리콘관통전극(TSV) 등 핵심 공정에 필요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지원하고 있다.
박 대표는 “TSV뿐만 아니라 6세대 HBM(HBM4) 16단부터 적용될 ‘하이브리드 본딩’ 공정 장비도 개발해 공급할 방침”이라며 “열처리 능력을 80% 개선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전력 문제와 발열을 해결할 수 있고, 성능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했다.
박 대표는 어플라이드가 3차원(D) D램과 같은 차세대 메모리 제품 제조를 위한 장비 솔루션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3D D램은 기존 수평 구조의 D램을 수직으로 쌓아 D램 1개의 데이터 처리 용량을 지금보다 3배 이상 늘린 제품이다. 그는 “반도체 미세화가 한계에 직면하면서 반도체의 형태가 점차 3D화되고 있다”며 “이를 지원하기 위해 어플라이드도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했다.
어플라이드는 2㎚ 이하 파운드리 공정에 적용될 게이트올어라운드(GAA), 후면전력공급(BSPDN) 공정 포트폴리오도 갖춰 TSMC와 삼성전자, 인텔에 공급하고 있다. 어플라이드에 따르면, GAA 공정에 새롭게 도입되는 장비의 50% 이상을 어플라이드에서 공급하고 있다. 박 대표는 “파운드리 공정이 2㎚까지 미세화되면서 공정 단계도 7㎚와 비교할 때 2배 가까이 증가했다”며 “공정이 복잡해지는 만큼 공정 효율화가 중요해지고 있는 가운데, 어플라이드의 공정 플랫폼을 활용하면 2배 이상 공정 효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박 대표는 인공지능(AI) 시대 극대화되고 있는 에너지 소모량을 줄일 수 있는 솔루션도 확보했다고 밝혔다. 그는 “오는 2030년 미국 전체 전력의 8%가 AI를 가동하기 위해 소모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생성형 AI인 챗GPT 4를 기준으로 해도 초기 모델보다 전력 소모량이 250배 늘었다고 한다”며 “첨단 공정의 효율뿐만 아니라 환경까지 고려한 솔루션을 갖출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