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 파주 공장. /LG디스플레이 제공

흑자전환이 임박한 것으로 평가받던 LG디스플레이가 올 3분기(7~9월)에도 적자를 기록했다. 다만 모바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수요에 힘입어 적자 규모는 줄어 들었다. 애플이 지난 9월 출시한 아이폰16에 OLED 패널 공급을 전년보다 늘리면서 실적이 개선됐다.

LG디스플레이는 3분기 영업손실이 806억원으로 지난해 동기(6621억원)와 비교해 적자 폭이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3일 공시했다. 매출은 6조82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2.5% 증가했다. 올해 LG디스플레이는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올 1분기 마이너스(-) 4694억원, 2분기 -937억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적자 규모를 축소하며 손익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다.

김성현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3분기 희망퇴직 관련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면 실적은 전분기 및 전년 동기 대비 의미있게 개선됐다”며 “전방 수요의 부진한 흐름이 지속되고 변동성이 높은 대외 환경에서도 OLED 중심의 사업 구조 고도화 등을 통해 수익성 개선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3분기 실적에 반영된 일회성 비용은 1000억원 중반 이상 규모로, 올해 진행된 인력 효율화로 연간 인건비가 약 100억원 이상 줄어들 전망”이라고 했다.

제품별 판매 비중(매출 기준)은 TV용 패널 23%, 모니터와 노트북 PC·태블릿 등 IT용 패널 33%, 모바일용 패널 및 기타 제품 36%, 차량용 패널 8%다.

3분기 LG디스플레이 사업을 견인한 건 모바일용 OLED 패널이다. LG디스플레이는 아이폰16 프로·프로맥스에 OLED를 공급하고 있다. 지난 2년간 LG디스플레이는 아이폰용 OLED 패널 초기 공급에 문제를 보였으나, 올해는 적기 양산에 성공해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LG디스플레이 측은 “스마트폰용 패널 출하 확대로 면적당 판가가 전분기 대비 6% 증가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바닥을 찍은 TV 패널 수요도 속도는 느리지만 개선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LG디스플레이는 설명했다.

다만 당초 견조한 수익을 낼 것으로 예상됐던 IT용 OLED 패널 사업은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LG디스플레이는 처음으로 OLED 패널이 탑재된 아이패드 프로 11·13인치 두 모델 모두에 OLED를 공급하고 있으나, 3분기 들어 제품 수요가 줄었다.

LG디스플레이는 OLED 사업 중심의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중소형 OLED 사업의 경우 모바일용 OLED는 개선된 생산 역량과 생산 능력을 적극 활용해 출하를 확대하고 제품을 다변화할 방침이다. IT용 OLED는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맞춰 인프라를 최대로 활용하는 등 효율적인 대응 체제를 갖춘다는 계획이다.

대형 OLED 사업에서는 소비자 니즈를 반영한 차별화된 제품과 하이엔드 제품의 라인업을 확대하고, 실수요와 연동해 효율적인 생산·판매 전략을 추진한다. 차량용 디스플레이 사업은 탠덤 OLED와 하이엔드 액정표시장치(LCD), ATO(어드밴스드 씬 OLED)를 포함한 기술 포트폴리오와 확고한 고객 관계를 기반으로 전기차와 내연차 전반에서 수주를 차질 없이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LG디스플레이는 수익성 중심의 사업을 펼치면서 올 4분기 실적 개선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했다. TV와 노트북 PC용 패널 출하 증가로 출하 면적이 한 자릿수 중반 % 늘고, 면적당 판가도 스마트폰 패널 출하 증가로 자릿수 중반 % 수준으로 오를 것으로 회사 측은 전망했다.

신규 투자는 속도 조절에 나선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투자 금액이 작년보다 약 1조원 줄어든 2조원대 중반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성현 CFO는 “당분간 재무 건정성을 강화하고 안정된 수익성을 확보하는 게 우선이라고 판단해 신규 확장 투자는 신중히 진행할 것”이라며 “이런 기조 하에 투자는 대외 환경과 수요 성장을 면밀히 고려해 사업 구조 고도화에 필요한 필수적인 영역에 집중해 효율성을 제고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