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가 올 3분기 합산 영업이익 1조2000억원 돌파에도 정치권의 요금인하 압박과 인력 재배치 및 구조조정 이슈로 어수선합니다.

그래픽=정서희

2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통신 3사의 3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1조2365억원으로 예상됩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3.2% 증가한 수치입니다. SK텔레콤이 5221억원, KT가 4608억원, LG유플러스가 2536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입니다. SK텔레콤과 KT는 각각 18.24%, 37.25% 늘어나고, LG유플러스는 1.1% 줄어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5G(5세대 이동통신)망 구축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비용의 큰 부분을 차지하던 설비투자(CAPEX·자본적 지출)는 점차 줄고 있습니다. 5G 상용화 초기였던 지난 2020년(8조715억원)에 비해 올해 상반기(2조6080억원) 설비투자 규모는 3분의 1 수준까지 감소했습니다. 하지만 현금이 쌓이자 통신비 인하 요구가 거세지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올해 국감에서 (LTE와 5G의) 요금제 역전현상 등 일부 구간에서 발행하는 불합리성을 개선하라는 세부적인 지적이 쏟아졌는데, 통신사가 ‘가만히 앉아서 돈 번다’는 듯한 인식 때문에 뭐라도 해야하는 상황”이라면서 “(그간 변동이 없었던) LTE 요금제 가격 조정과 관련해 올 연말 안으로 변화가 있지 않을까 싶다”고 했습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가계통신비 인하 기조에 발맞춰 3사는 공통적으로 중저가 5G 요금제 및 온라인 전용 요금제를 신설했지만, 정치권에서는 보다 저렴한 요금제 출시를 꾸준히 강조하고 있습니다.

통신 3사는 기존 요금제 전략을 소폭이라도 변경한다는 계획입니다. 지난 8일 국감 현장에서 임봉호 SK텔레콤 커스터머 사업부장은 “LTE 단말 사용 고객에게 기가바이트당 단가가 낮은 5G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도록 개편하고, 전체적인 요금제 개편 때 해당 부분을 참고해 검토하겠다”고 했으며, 김영섭 KT 대표 역시 “LTE 요금제가 5G 요금제보다 비싼 역전현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와 시스템을 강화하겠다”고 답변했습니다.

통신비 인하 이슈 외에 올 연말 구조조정 이슈도 떠오르고 있습니다. 최근 인력 구조조정에 돌입한 KT가 ‘희망퇴직보상금’을 파격적으로 올렸습니다. 퇴직금과는 별개로 보상금을 개인당 최대 3억3000만원에서 4억3000만원까지 1억원을 상향하는 내용이 핵심입니다.

이는 인력 재배치 및 특별희망퇴직이 주요 골자인 ‘현장 인력구조 혁신방안’ 안건을 기반으로 합니다. KT 관계자는 “AICT(인공지능+정보통신기술) 기업으로의 전환을 목표로 조직·비용 효율화를 꾀하고자 인력 혁신을 추진하게 됐다”며 “직원에게 다양한 선택권을 부여하고 합리적인 수준의 처우와 보상도 함께 제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KT의 인력 효율화 작업이 끝나면 1만9370명에 달하는 KT 본사 직원 수는 최소 1만3000명에서 최대 1만5000명 수준으로 재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희망퇴직과 전출 일시금 지급 등에 따른 일회성 비용이 늘겠지만 이후 인건비는 큰 폭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단의 조치를 꺼내는 기업은 이뿐이 아닙니다. SK텔레콤의 경우, 최근 퇴직 프로그램 ‘넥스트 커리어’의 위로금 규모를 기존 5000만원에서 최대 3억원으로 높였습니다. 인생 2막의 시작을 응원하는 사내 복지 프로그램으로 지난 2019년부터 시작했는데, 25년 이상 근속하거나 만 50세 이상 직원이 신청할 수 있습니다. 회사 관계자는 “직원들은 유급 휴직 후 복직이나 퇴직을 선택할 수 있고 퇴직 결정 시 3억원이 지급되는 것”이라며 “인위적 구조조정이 아닌, 정년을 앞둔 직원을 보다 적극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LG유플러스는 AX(인공지능 전환) 관련 부서를 밀어주고, 이 외에 불필요한 경영 비용을 감축하는 긴축 경영에 돌입한 상태입니다. 현재 LG유플러스는 통신을 넘어 AX로 고객과 함께 성장해 나간다는 의미의 ‘그로쓰 리딩 AX 컴퍼니(Growth Leading AX Company)’를 신규 슬로건으로 삼고 있습니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초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한 이후 성과급 이슈가 겹치면서 직원들의 사기가 많이 떨어진 상태”라면서 “회사 자체적으로도 분위기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어 타사와 같은 구조조정 이야기를 꺼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