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통신비 인하’ 이슈를 다룰 전망이다. 스마트폰 도입 직후인 2011년 국정감사에 등장하기 시작, 14년째 뾰족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는 단골메뉴이다.
지난해 국감에서는 여야를 막론하고 다수의 의원들이 ‘폰플레이션’(스마트폰과 인플레이션을 합친 말), ‘호갱(호구+고객)요금제’ 등을 언급했다. 올해는 선택약정 할인, 통신사 멤버십 혜택, 과도한 국내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요금 등이 도마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26일 IT업계에 따르면 국회 과방위는 국감 증인으로 108명을, 참고인으로 54인을 채택했다. 오는 8일 과기정통부 국감에서는 이통 3사 수장 중 유일하게 김영섭 KT 대표가 증인으로 채택됐다. 김 대표는 지난 2022년 LG CNS 대표로 재직하던 시절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증인으로 채택돼 차세대 사회보장정보시스템 구축 실패와 관련해 사과한 바 있다.
올해 국감에서 김 대표는 KT 최대주주 변경 이슈를 비롯해 알뜰폰 사업, 가계통신비 문제 및 단통법 폐지, 통신사 멤버십 혜택 등에 대한 질의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과방위 역시 단통법 폐지 이후 시장 경쟁 유도 및 소비자 보호 강화 방안에 대해 질의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올해 초 단통법 전면 폐지를 발표하고 법 개정에 앞서 공시지원금을 매일 변경하고 번호이동 시 더 많은 지원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시행령과 고시를 제·개정한 바 있다.
가계 통신비 인하에 대해서는 보다 구체적인 질문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 이동통신 가입자 중 요금의 25%를 할인받을 수 있는 ‘선택약정’ 할인 미적용 대상자는 1230만명에 달한다. 이들이 놓친 할인 금액은 총 1조3000억원을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혜택 가입 안내 미흡에 대한 질의 뿐 아니라 최근 줄어든 통신사 멤버십 혜택 등에 대해서도 질문이 나올 전망이다. 과방위 소속 이정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통신사들이 제공하는 영화관 무료 예매 혜택 등은 과거보다 최대 12.5% 줄어든 상태다.
SK텔레콤은 임봉호 커스터머사업부장 부사장, LG유플러스는 정수헌 컨슈머부문장 부사장이 증인으로 채택된 상태다. 스마트폰 제조사인 삼성전자에선 정호진 한국총괄 부사장이 중저가 단말기와 관련해 증인으로 출석하게 됐다. 노태문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 사업부장(사장)은 참고인으로 채택됐다.
삼성전자는 올해 국내에 총 6종의 보급형 스마트폰을 출시했다. 여기에 현재 출시를 준비 중인 보급형 스마트폰 3종을 추가하면 총 9종의 중저가 단말기를 올해 선보이게 된다. 지난해 국감에서 해외 판매되는 중저가 단말기가 11종인 반면 국내에는 2종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중저가 단말기 선택권이 확대된 바 있다.
이 밖에 김경훈 구글코리아 사장, 안철현 애플코리아 부사장, 정교화 넷플릭스코리아 정책법무총괄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 관계자들도 증인으로 소환된다. 이들에게 통신비 인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인앱결제 수수료 및 OTT 요금에 대한 책임을 추궁할 전망이다.
특히 앱 마켓 사업자인 구글과 애플에는 인앱결제 강제 행위에 대한 지적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이 시행됐음에도 법망을 피해 사실상 인앱결제를 여전히 강제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