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애플이 스마트폰 카메라 성능을 개선하기 위한 인공지능(AI) 기술 경쟁을 벌이고 있다. 카메라 기능이 프리미엄 스마트폰 구매 여부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신기술 개발로 차별화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24일 특허검색시스템 키프리스(KIPRIS)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달 ‘사진 촬영과 관련된 추천 정보를 제공하는 방법 및 시스템’ 특허를 한국에 공개했다. 해당 특허에는 AI가 피사체와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다양한 사진 구도를 추천해 주는 기술에 대한 내용이 담겼다.
예를 들어 카메라로 특정 건물을 촬영하고자 할 때, AI가 더 좋은 구도를 파악한 뒤 알림을 통해 카메라를 움직이라고 이용자에게 제안하는 것이다. 단체 사진을 찍을 때는 개인별로 적합한 포즈를 추천해 준다. 셀프 카메라로 촬영할 때는 이용자의 모습이 최적으로 구현될 수 있는 얼굴 각도 등을 추천해 준다.
삼성전자는 최근 AI를 통한 카메라 기능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공개한 ‘갤럭시 AI’를 통해 AI가 자동으로 촬영 장면을 분석하고 색상, 대비 등을 조정하는 기능을 적용했다. 어두운 환경에서 촬영한 사진을 AI가 분석해 더 선명하게 만들어주고, 일반 동영상을 고품질 슬로우 모션으로 전환하는 기능도 제공한다.
애플은 이달 10일 아이폰16 출시와 함께 ‘비주얼 인텔리전스’ 기능을 공개했다. 아이폰16 시리즈부터 새롭게 추가된 카메라 컨트롤 버튼을 통해 촬영을 하면 AI가 피사체에 대한 정보를 즉시 검색해 주는 방식이다. 동물을 촬영하면 동물의 이름을 즉시 알 수 있고, 식당을 촬영하면 메뉴나 영업 시간 등의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
애플은 AI와 접목할 수 있는 카메라 기능 개발도 이어가고 있다. 지난 3월 아이폰 시리즈 프로 모델에 적용할 수 있는 ‘적목 현상 제거’ 기술에 대한 특허를 공개했다. 적목 현상은 어두운 곳에서 사람을 촬영할 때, 눈의 모세혈관에 빛이 반사돼 눈동자가 붉게 나오는 현상이다. 애플이 공개한 특허에는 카메라 센서가 눈 주변 영역을 인식하고, 해당 영역의 빛을 제거해 적목 현상을 없애주는 기술에 대한 내용이 담겼다.
영국 시장조사업체 유고브(YOUGOV)가 미국인 20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1000달러(약 133만원) 이상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구매한 사람의 50%가 카메라 성능을 고려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상욱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스마트폰을 구매하는 이용자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기능이 사진·동영상 촬영”이라며 “카메라에 AI를 적용해 소비자들이 개선된 성능을 경험할 수 있어, 제조사들이 관련 기술 개발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