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 애플스토어에서 시민들이 이날 출시된 애플의 스마트폰 '아이폰 16시리즈'를 살펴보고 있다. /뉴스1

애플의 신제품 아이폰의 배터리 자가 교체가 더 쉬워진 것으로 나타났다. 배터리를 쉽게 교체할 수 있도록 하라는 유럽 연합의 친환경 규제 준비 작업으로 분석된다.

23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수리 전문 업체 등에서 이번 아이폰 16시리즈를 분해한 결과 배터리 제거가 쉽도록 새로운 접착제가 적용됐다. 기존에 아이폰에서 배터리를 분리하려면 접착제가 풀어지도록 열을 사용하고 긁어내야 해 번거로웠다.

미국의 전자제품 수리업체 아이픽스잇(IFIXIT)에 따르면 이번에 도입된 접착제는 저전압 전류를 흘러내면 떨어지는 물질로 기존에 비해 더 쉽게 배터리 분리가 가능해졌다. 다만 신형 접착제는 아이폰 16과 아이폰 16 프로에만 적용된 상태다. 아이폰 16 프로의 배터리의 기존 부드러운 재질의 소프트 케이스는 단단한 하드 스틸케이스로 바뀌었다.

아이픽스잇은 “드라이버가 수리 과정에서 실수로 미끄러져 리튬 이온 배터리를 찌르더라도 단단한 재질로 바뀌어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훨씬 낮아진다”며 “신형 접착제가 없는 프로 모델에 새로운 배터리를 꺼내려면 들어올려야 하는 데 하드 케이스를 사용하면 더 안전하게 할 수 있다”고 했다. 최상위 모델인 아이폰 16 프로 맥스는 배터리 교체 관련 개선점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이 배터리 교체를 쉽게 만든 것은 유럽의 ‘배터리 법’ 대비로 풀이된다. 그간 배터리를 저비용으로 쉽게 교체할 수 있도록 만들어 스마트폰 등 기기 사용 기간을 늘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왔다. 배터리만 교체해 기기를 더 오래 사용할 수 있으면 폐기물이 줄어들고 장기적으로 희토류 채굴로 인한 환경 영향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2023년 통과한 유럽의 배터리 법에는 2027년까지 최종 사용자가 휴대 기기에 장착된 배터리를 쉽게 분리·교체할 수 있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