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경비 관리 애플리케이션(앱) 만들어줘.”
아마존웹서비스(AWS)는 지난달 미국 뉴욕 ‘AWS 서밋’에서 ‘AWS 앱 스튜디오’를 공개했다. AWS 직원이 한 챗봇에 프롬프트(명령어)를 입력한 뒤 ‘생성’ 버튼을 누르자 “앱이 준비됐습니다!”라는 알림 메시지가 표시됐다. 앱을 실행한 뒤 경비를 청구하는 버튼을 누르자, 승인과 동시에 재무 담당자에게 메시지가 전송됐다.
마이크로소프트(MS), AWS, 구글 등 빅테크 기업들이 인공지능(AI) 기반 앱 생성 서비스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AI가 사람이 담당했던 앱·프로그램 개발 과정의 일부나 전부를 대신하면서 고객사의 시간과 비용을 줄여주는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개발자들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오른 터라 이 같은 서비스를 잘 활용하면 인건비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MS는 지난달 엔비디아와 협업해 AI 기반 앱 생성 솔루션을 자사 클라우드 서비스인 ‘애저’에 적용했다. 오픈AI ‘챗GPT’, 메타 ‘라마’ 등을 비롯한 수백 종의 AI 모델을 기반으로 챗봇, 음성-텍스트 변환 서비스 등의 앱을 만들 수 있다. 간단한 프롬프트 입력으로 AI가 코딩(알고리즘을 프로그램으로 구현)까지 해주는 것이 장점이다.
AWS 앱 스튜디오는 원하는 기능을 입력하면 몇 분 만에 맞춤형 앱을 생성해 준다. 특히 프로그램 내 AI 비서로부터 개발 과정에 대한 안내를 받을 수 있어, 소프트웨어 지식이 없어도 앱을 개발할 수 있다. 예컨대 병원 원무팀이 의료용품의 재고를 파악하거나, 광고 대행사 담당자가 광고 디자인을 고안하기 위한 앱을 만들 수 있다.
앤트로픽은 지난 7월 자사 AI 모델인 클로드에 앱·프로그램 개발을 돕는 기능을 추가했다. AI가 제작한 앱이 다양한 환경에서 정상 작동되는지 점검해주고 5점 척도로 점수를 매기는 게 특징이다. 프로그램 개발 시 클로드에게 지시할 적합한 프롬프트도 제시해준다.
구글 클라우드는 지난 4월 ‘버텍스 AI’에 제미나이, 라마 등 다양한 AI 모델을 추가했다. 버텍스 AI는 AI 앱이나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다. 업데이트를 통해 사용자가 만들고자 하는 앱의 기능 등 일부 데이터를 입력하면 적합한 AI 모델을 추천받을 수 있다. AI가 앱을 만드는 데 필요한 코딩 작업 등을 대신해 준다.
IT 인재 채용·컨설팅 회사 ‘모션 리크루트먼트’에 따르면 올해 소프트웨어 개발자의 평균 급여는 연간 12만5440달러(약 1억6000만원) 수준으로 전년 대비 3%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고용통계국에 따르면 오는 2032년 소프트웨어 분야 고용은 올해 대비 25%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채효근 IT서비스산업협회 상근부회장은 “다양한 산업군의 기업들을 고객사로 두고 있는 빅테크들이 범용성이 높은 서비스로 AI 앱 생성 서비스를 지목했다”면서 “개발자들의 인건비가 올라 부담이 커진 만큼 기업들도 서비스 활용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