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을 중심으로 가성비 좋은 중저가 스마트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신흥국의 스마트폰 보급률이 20%를 밑도는 만큼,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프리미엄 기능이나 지역 특색에 맞는 차별화된 기능으로 시장 수요를 공략하고 있는 것이다.
28일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올 2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평균판매가격(ASP)은 393달러로 직전 분기(435달러) 대비 42달러(9.7%)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2분기 800달러를 초과하는 초고가 스마트폰의 판매 비중은 16%로 직전 분기 대비 5%포인트(P) 감소했다. 반면 400달러 미만의 저가 스마트폰 비중은 70%로 3%P 증가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저가 폰 비중이 높아진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흥미로운 점은 신흥국 시장 공략 전략이 과거 가격에 집중했다면 지금은 성능까지 신경을 쓴다는 것이다. 일례로 샤오미는 5G 상용화를 위한 신규 인프라 투자를 진행 중인 인도를 공략하기 위해 중저가폰에 AI를 심고 있다. 퀄컴과 손잡고 인터넷 연결 없이도 기기에서 AI 기능을 쓸 수 있는 온디바이스(내장형) AI 스마트폰을 내놓는 것이다. 이 제품은 ‘레드미 노트 14′ 프로로 올 3분기에 출시 예정이며, 가격은 200~500달러(약 26만~65만원) 사이로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퀄컴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스냅드래곤 7s 3세대’가 들어가, 이전 세대 대비 중앙처리장치(CPU)와 AI 성능을 20~30% 향상시킬 전망이다.
삼성전자도 남미와 인도 등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중저가 라인 갤럭시 A 시리즈 등에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AI 기능을 쓸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상대의 말을 실시간으로 번역하거나 사진에서 불필요한 요소를 자동으로 지우는 등 다양한 AI 기능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순차적으로 ‘서클 투 서치’ 기능도 지원한다. 이용자가 화면에 동그라미를 그리면, 자동으로 검색 결과까지 연동되는 기능이다.
올 2분기 베트남 스마트폰 시장에서 1위(27%)를 차지한 오포(OPPO)는 지문 센서 등이 내장된 ‘오포 A3 5G’ 모델을 인도에 출시했다. 온라인 스토어에서 약 1만5999루피(약 26만원)에 구입할 수 있다.
아프리카 시장에서 1위(35%)를 달리고 있는 트랜션은 통신사 간 통화료가 비싼 아프리카 현지 특성을 고려, 휴대폰 1대에 여러 통신사 유심을 장착하는 기능을 적용했다. 셀카 모드에서 자동으로 피부색을 조정하고 하이라이트 효과를 내는 기능도 추가했다.
스마트폰 볼모지로 여겨졌던 신흥국 스마트폰 시장은 향후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IDC에 따르면 스마트폰 보급률이 가장 낮았던 아프리카·중동 시장의 글로벌 스마트폰 점유율이 14%까지 확대되면서 유럽(14%)과 같은 수준으로 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