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퍼스트 버서커 카잔' 게임스컴 ONL./넥슨 제공

독일 쾰른에서 21일(현지시각) 개막한 유럽 최대 게임 전시회 ‘게임스컴 2024′에 국내 게임사 수장들이 총출동했다. 올해 게임업계는 잇따라 구조조정에 나서는 등 위기를 겪고 있는데, 글로벌 진출 관문에서 돌파구를 찾고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겠다는 것이다. 게임스컴은 지난해 세계 3대 게임쇼 중 하나인 미국 ‘E3′가 28년 만에 폐지되면서 세계 최대 게임쇼로 부상했다.

22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슨, 크래프톤, 카카오게임즈, 펄어비스, 하이브IM 등 국내 게임사들이 게임스컴에 역대 최대 규모로 참여하며 신작 홍보에 나섰다. B2C(기업-소비자 거래)와 B2B(기업간거래) 부스를 차리고 신작 게임을 관람객과 업계 관계자들에게 시연한다. 지난해 게임스컴에서는 국내 게임사 중에선 하이브IM만 단독 부스를 냈었다. 21일부터 23일까지 B2B 전시, 25일까지 B2C 전시가 진행된다.

엔씨소프트는 이번에 부스를 내지 않았지만 ‘쓰론앤리버티(TL)’ 글로벌 출시를 준비하는 아마존게임즈가 TL을 선보인다. 현장을 찾은 박병무 엔씨소프트 공동대표는 “엔씨소프트가 많은 변화를 준비하는 만큼 게임스컴을 통해 글로벌 시장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찾아왔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홍원준 최고재무책임자(CFO)와 함께 해외 게임사 인수합병 담당자를 만나고 미팅 일정을 조율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영 효율화와 함께 미래 성장동력을 위한 투자를 진행 중인 엔씨소프트는 지난달 스웨덴 게임 개발사 ‘문 로버 게임즈’의 시드 라운드 투자에 단독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유럽 진출을 본격 추진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카카오게임즈는 개발 자회사 오션드라이브 스튜디오를 통해 B2C·B2B 부스를 열고 PC와 콘솔 기반 신작 3종 로스트 아이돌론스: 위선의 마녀, 섹션13, 갓 세이브 버밍엄 등을 공개했다. 한상우 카카오게임즈 대표도 게임스컴을 찾아 “어려운 시장 환경 속에서도 여러 국내 업체들이 PC·콘솔에 시도하고 있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라며 “카카오게임즈도 다양한 플랫폼에서 좋은 게임들을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하이브IM은 B2B 전시장에 단독 부스를 마련하고 현재 개발 중인 게임 ‘던전 스토커즈’ 홍보에 나섰다. 크래프톤은 대표작인 ‘PUBG: 배틀그라운드’ 체험 공간을 마련하고 신작 ‘다크앤다커 모바일’과 ‘인조이(inZOI)’를 시연했다. 정우용 하이브IM대표와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도 현장을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넥슨도 자회사 네오플이 개발한 액션 역할수행게임(RPG) ‘퍼스트 버서커: 카잔’을 들고 게임스컴에 참가해 국내외를 통틀어 처음으로 일반 관람객에 게임을 선보였다. 펄어비스는 지난해 전야제 행사 오프닝 나이트 라이브(ONL)에 출품했던 차기작 ‘붉은사막’을 올해 게임스컴에서 최초로 일반 대중에 선보인다. 그간 베일에 싸여 있던 붉은사막의 실제 플레이 모습을 비롯해 구체적인 정보를 공개할 예정이다.

출품된 게임 중 장르·플랫폼별 최고의 기대작을 선정하는 ‘게임스컴 어워드’ 시상식은 23일 열린다. 게임스컴 어워드는 전문가 20명과 게임 이용자 투표를 통해 그래픽·음향·기술·스토리·콘셉트 등 14개 부문에서 올해의 게임을 선정하는 행사다.

게임스컴 어워드 후보작에는 국내 게임사 3곳이 한 번에 이름을 올렸다. 펄어비스 신작 ‘붉은사막’이 비주얼, 에픽 부문 후보작에 올랐고 넥슨의 ‘퍼스트 버서커: 카잔’은 ‘최고의 플레이스테이션(PS) 게임’, 크래프톤의 ‘인조이’는 ‘가장 즐거움을 주는 게임’ 후보로 선정됐다.

게임스컴 주최 측은 올해 게임스컴에 64개국 1400여개 기업이 참가한다고 밝혔다. 특히 참여 기업은 IT 전반으로 확대되며 작년(1220개사) 대비 크게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