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우 네이버 퓨처 AI센터장 겸 네이버클라우드 AI이노베이션센터장은 31일 오전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국제인공지능윤리협회(IAAE),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실,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등이 주최한 'AI 기본법 제정 방향과 전망' 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다. /김민국 기자

“이제 인공지능(AI)은 국가 이익 차원을 넘어, 안보와도 직결된다. AI 연구가 부족한 중동 국가들은 중국과 미국의 도움을 모두 받고 있는데, 이점을 탐탁지 않게 여긴 미국이 관련 기술 수출을 통제하며 쓸 수 없게 만들고 있다.”

하정우 네이버 퓨처 AI센터장 겸 네이버클라우드 AI이노베이션센터장은 31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AI 기본법 제정 방향과 전망’ 세미나에서 이같이 주장하며 “우리 정부는 AI 관련 법안을 조속히 마련하고 국내 기업의 사업 확장을 지원해 자체 기술을 적극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 센터장은 네이버에서 AI 연구와 글로벌 생태계 전략 사업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이 자리는 국제인공지능윤리협회(IAAE),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실,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등이 함께 마련했다.

하 센터장은 “최근 프랑스는 아프리카 대륙을 돌며 자체 AI 모델인 미스트랄을 홍보하고 있고, 중국도 자체 AI 사용을 유도해 신흥국들을 자기 진영으로 끌어들이고 있다”며 “전 세계가 AI 주권 확보를 위해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와 기업과 한 팀이 돼 관련 기술을 확보하고, 해외 진출도 도모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 센터장은 이를 위해 ‘AI 산업 육성 및 신뢰 기반 조성에 관한 법률안(AI 기본법)’의 빠른 통과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AI 기본법은 정부가 AI 기업에 대한 연구·개발(R&D) 지원과 글로벌 규제 대응을 통해 국내 관련 사업을 육성할 수 있는 법적 근거다. AI 기본법 소관 상임위원회인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는 지난해 2월부터 관련 법안 6건을 발의했다.

그러나 방송통신위원회 운영과 공영방송 이사 선임 등을 둘러싼 여야 갈등이 장기화하며 AI 기본법에 대한 논의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하 센터장은 지난달 AI 기본법에 대한 논의를 진전하기 위해 기술과 방송을 분리해 별도 상임위를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 센터장은 이날도 “AI 기본법을 산업 진흥에 대한 내용과 기술 확산에 대한 내용로 나눈 뒤 당장 필요한 법안을 먼저 통과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AI 발전 속도가 빠르고 악용 사례도 다양하게 등장하고 있어 한 번에 모든 내용을 망라하는 AI 기본법안을 제정하기는 어렵다”며 “우선 AI 산업 진흥과 규제에 대한 큰 방향성을 담은 법안부터 신속하게 제시해 기업들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법을 시행하면서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이를 단계적으로 보완해 나가겠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