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양산을 발표한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HBM3E의 모습./SK하이닉스 제공

메타와 AWS(아마존 웹 서비스) 등 글로벌 클라우드서비스공급자(CSP) 등을 중심으로 올해 인공지능(AI) 서버 수요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AI 서버는 수요 확대로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량도 두 배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17일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최신 AI 서버 산업보고서’를 통해 올해 2분기 AI 서버 출하량이 전 분기 대비 20%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간 출하량 전망치도 전년 대비 41.5% 성장한 167만대까지 상향 조정했다.

트렌드포스는 “AI 서버의 시장 가치는 올해 1870억달러(약 258조원)를 넘어 69%의 성장률로, 전체 서버 시장 가치의 65%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AI 서버용 반도체 시장에서는 여전히 엔비디아가 90%에 육박하는 점유율로 선두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2위 AMD의 시장 점유율은 약 8% 수준이다.

트렌드포스는 “오는 2025년까지 AI 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강세를 유지하며 엔비디아의 차세대 블랙웰(GB200, B100·B200 등)이 시장의 주류로 부상할 것”이라며 “이는 ‘칩 온 웨이퍼 온 서브스트레이트’(CoWoS)와 ‘고대역폭 메모리’(HBM)의 수요를 견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파운드리(위탁생산) 업계 1위인 대만 TSMC의 CoWoS 생산 능력은 내년 말까지 550만∼600만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성장률은 80%에 육박할 것으로 분석된다. AI 서버 시장의 주류인 엔비디아 H100에는 올해 80GB(기가바이트) HBM3가 탑재될 예정이다. 또 내년 엔비디아의 블랙웰 울트라와 AMD의 MI350에는 최대 288GB의 HBM3E가 탑재돼 단위 사용량이 세 배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트렌드포스는 “AI 서버 시장의 강력한 지속적인 수요로 인해 전체 HBM 공급량은 2025년까지 두 배로 증가할 것”이라고 했다. HBM의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되면서 가격 인상도 예상된다.

앞서 트렌드포스는 “소비자 D램 시장은 공급 과잉이 지속되고 있지만,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3대 주요 공급업체는 HBM 생산량 압박으로 인해 가격을 인상할 의향이 분명하다”고 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