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Z폴드6로 이메일을 자동 작성하는 모습./김민국 기자

“오늘 갤럭시 시연, 성공적.”

삼성전자 직원이 갤럭시Z폴드6에 4개 단어를 입력하고 ‘생성’ 버튼을 누르자 “오늘 데모는 정말 성공적이었습니다. 참석자분들의 뜨거운 관심과 질문 덕분에 저 역시 열정적으로 발표할 수 있었습니다”로 시작하는 글귀가 순식간에 만들어졌다. 갤럭시Z시리즈에 적용된 인공지능(AI) 이메일 작성 기능이다.

갤럭시Z6 시리즈는 AI가 문자 답장을 자동으로 만들거나 PDF 파일을 한글로 번역하고, 스케치를 실제 그림으로 바꿔주는 등 실생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AI 기능들이 적용됐다. 전·후면에 디스플레이를 모두 갖춘 폴더블폰에 최적화된 실시간 번역 기능과 수학 문제를 풀 정도로 강화된 ‘서클투서치(화면에 원을 그려 검색)’ 기능도 만족스럽다. 다만 전작보다 10만원 이상 오른 가격은 아쉽다. 갤럭시Z폴드·플립6를 직접 사용해 봤다.

◇ 자동으로 문자 답장 만들고 스케치로 생생한 그림 생성

갤럭시Z폴드·플립6는 테두리가 곡선으로 마감된 전작과 달리 갤럭시S24처럼 각이 진 바(bar) 형태 디자인을 채용했다. 손에 쥐었을 때 손에 감기는 느낌은 덜했지만, 고급스러운 느낌이 들었다. 폴드6의 경우 전작에 비해 경량화된 게 장점이다. 폴드6의 무게는 239g로 전작 대비 14g 가벼워졌다. 플립6의 무게는 187g으로 전작과 같다.

갤럭시Z폴드6로 영문 PDF 파일을 번역하는 모습./김민국 기자

갤럭시Z6 시리즈에는 AI가 PDF 파일을 번역하는 ‘PDF 오버레이’ 기능이 적용됐다. 일반적인 브라우저 창과 달리 PDF 파일은 텍스트가 드래그되지 않거나 도표·그래프가 많아 일부 내용을 번역할 수 없었다. 갤럭시Z6 시리즈는 PDF 글자가 흐트러지지 않고 도표·그래프 내 단어도 정확히 번역한다. PDF 문서의 분량이 많아도 통째로 번역할 수 있다.

AI가 자동으로 문자 답장을 생성해주는 기능도 적용됐다. 다른 사람에게 문자가 왔을 때 ‘답장 추천’ 버튼을 누르면 AI가 최근 대화 문장을 10개가량 분석해 적절한 대답을 만들어 주는 식이다. 이 기능을 통해 회의 시 휴대폰을 펴지 않고도 전면 화면으로 간단하게 답장할 수 있다. 다만 폴드6의 경우 갤럭시 워치와 연동해야만 이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갤럭시Z폴드6로 촬영한 사진 위에 꽃 스케치를 한 모습(왼쪽)과 스케치가 실제 꽃의 모습으로 바뀐 화면. /김민국 기자

이용자가 그린 스케치를 실제 사물의 모습으로 바꿔주기도 한다. 메모장이나 사진 위에 꽃 스케치를 그린 뒤 버튼을 누르면 실제 꽃의 모습으로 변환되는 식이다. 사진을 꾸미고 싶거나, 타인에게 머릿 속으로 생각하고 있는 제품 컨셉트를 설명하고자 할 때 유용하다. 몇 가지 단어를 입력하면 AI가 그에 맞는 배경화면을 만들어주는 기능도 있다. ‘꽃, 분홍색, 전등’이라는 단어를 입력하면 AI가 분홍색 꽃과 빛나는 전등이 담긴 나만의 배경 화면을 생성한다.

◇ 갤럭시S24 실시간 번역도 폴더블폰 버전으로 재탄생

기존 갤럭시S24에 있던 AI 기능도 개선됐다. 화면에 원을 그려 검색할 수 있는 ‘서클투서치’ 기능의 경우, 갤럭시S24에선 단순히 사진에 있는 사물이나 장소 등을 검색하는데 그쳤다면 Z6시리즈에서는 수학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을 정도로 성능이 향상됐다.

실시간 번역 기능도 폴더블폰에 맞게끔 최적화됐다. ‘대화 모드’를 선택한 뒤 한국어로 말하면 마주보고 있는 외국인이 폴드·플립6의 전면 화면을 통해 영어·일본어 등으로 번역된 문장을 확인할 수 있다. 번역 속도가 빨라 실시간으로 대화를 진행하는 데 지장이 없다.

갤럭시Z플립6 전면 화면에 일본어로 번역된 문장이 노출되고 있다. /김민국 기자

◇ AI 탓에 가격도 올랐나… 전작 대비 10만원↑

다양한 AI 기능에도 비싸진 가격은 아쉽다. 폴드6의 출시가는 용량(256GB~1TB)별로 222만9700원~270만4900원 사이다. 플립6의 출시가는 256GB(기가바이트), 512GB 모델별로 각각 148만5000원, 164만3400원이다. 전작인 갤럭시Z5 시리즈 대비 10만원가량 가격이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