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업체들이 삼성 갤럭시Z플립·폴드6 신규·번호이동 가입자를 유인하기 위해 초저가 요금제를 내놓고 있다. 월 이용료가 1000원 이하인 요금제를 대폭 늘렸고, 100원대인 요금제도 30종 가까이 나왔다.
11일 알뜰폰 비교 사이트 ‘알뜰폰허브’에 따르면 현재 판매되고 있는 월 이용료 1000원 미만 5G(5세대 이동통신), LTE(4세대 이동통신) 요금제는 총 54종이다. 100원대 요금제는 28종에 달한다. 1000원 미만인 요금제는 지난 4월만 해도 13종에 불과했지만, 3개월 만에 4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현재 가장 저렴한 요금제를 판매 중인 업체는 ‘이야기모바일’이다. 이야기모바일은 월 요금이 100원인 LTE 요금제를 9종 판매하고 있다. 이야기모바일의 100원 요금제는 데이터 1GB(기가바이트)에 음성통화 100분, 문자메시지 100건을 제공한다. 4개월 후에는 월 7700원 요금제로 전환되지만 별도 약정이 없어 통신사를 언제든 갈아탈 수 있다.
삼성전자는 폴더블폰 신제품 갤럭시Z플립·폴드6를 오는 24일 국내에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 갤럭시Z시리즈 출시 효과로 7~8월 알뜰폰 가입자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통신비를 절감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이 단말기를 별도 구매해 상대적으로 요금제가 저렴한 알뜰폰으로 개통하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1~6월) 중 갤럭시S24 시리즈가 출시된 1월에 번호이동 건수(56만63건)가 가장 많았다. 지난 1월 알뜰폰 신규 가입자 수는 31만3798명으로 전월(25만9368명) 대비 21% 늘었다.
올해 들어 알뜰폰 업계는 통신사 간 번호이동 시 위약금을 지원해주는 ‘전환지원금’ 제도 시행으로 타격을 입었다. 통신 3사(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에서 알뜰폰으로 넘어온 번호이동 가입자 수는 올 1월 12만332명에서 지난달 6만8729명으로 42.8% 감소했다. 알뜰폰에 비해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는 MNO(이동통신사) 상품을 택하는 이용자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지난해 알뜰폰 업체들은 일정 기간 동안 요금을 내지 않아도 되는 ‘0원 요금제’로 가입자 유치 경쟁을 벌였다. 올해도 갤럭시Z플립·폴드6 출시를 맞이해 사실상 공짜에 가까운 초저가 요금제로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한석현 서울YMCA 시민중계실장은 “알뜰폰 업체가 통신사에 비싼 망사용료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월 100원 수준의 초저가 요금제를 출시한 것은 사실상 수익을 포기하겠다는 의미”라며 “벼랑 끝에 몰린 알뜰폰 업계가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 수요를 노리고 숨을 돌리기 위해 이 같은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