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윤종 국가안보실 3차장이 10일 서울 홍은동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열린 '제13회 정보보호의 날 기념식'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축사를 대독하고 있다./변지희 기자

“앞으로는 5G(5세대 이동통신), 6G(6세대 이동통신) 뿐 아니라 양자 기술을 더한 7G(7세대 이동통신)까지 진보할 것이고 생명과학, 유전자편집, 바이오공학, 나노공학을 활용한 새로운 기술이 미래에 가득해질 것입니다. 이런 기술이 일상에 포함된다면 새로운 종류의 위협이 나타나고 기존 방법으로는 대응할 수 없을 것입니다. 동맹국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서만 이 같은 위기에 대응할 수 있습니다.”(디미트리 커스네조브 미국 국토안보부 과학기술본부 차관)

“한국은 인공지능(AI) 기술 허브로 도약할 잠재력이 있습니다. 사이버 위협에 대응하는 한국에게 AI가 강력한 도구가 될 것이며, 구글도 기꺼이 돕고 지원하겠습니다. 한국 정부가 각국 정부와 사이버보안 협력 체제를 구축한다면 사이버보안의 새 시대를 여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필 베나블스 구글 클라우드 최고정보보호책임자(CISO))

10일 커스네조브 차관과 베나블스 CISO는 ‘제13회 정보보호의 날 기념식’에서 온라인으로 기조강연을 하며 이같이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행정안전부, 국가정보원은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 한국인터넷진흥원 등과 함께 정보보호의 날 기념식을 서울 홍은동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진행했다. 기조강연자로는 커스네조브 차관, 베나블스 CISO 이외에 임종인 사이버특별보좌관, 박찬암 스틸리언 대표 등이 참석했다.

정보보호의 날은 사이버위협 예방과 국민들의 정보보호 생활화를 위해 지난 2012년부터 매년 7월 둘째 수요일로 지정된 법정기념일이다. 올해 기념식은 ‘글로벌 사이버보안 강화로 지키는 모두의 신뢰’를 주제로 진행됐다. 국민·기업·정부의 역량을 결집해 사이버 위협에 대응하고, 글로벌 협력을 견고히하며 우리나라가 디지털 보안의 선두로 나아가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기념식에는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 왕윤종 국가안보실 3차장, 윤오준 국정원 3차장 및 국내외 정보보호 산‧학‧연 관계자 300여명이 참석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독축사를 통해 “지속 가능한 AI 발전을 위해서는 민간과 공공이 각각의 경험과 사이버 위협 정보를 유기적으로 공유하는 범국가적 협력체계가 작동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 국가안보실을 중심으로 통합적인 지원을 강화하고, 사이버 위협을 선제적으로 식별해 예방하는 ‘공세적 방어 태세’로 전환하고 있다. 국경을 넘나드는 사이버 위협에 맞서 국제 사회의 공동 대응을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또 “사이버 공간에서의 안전은 정보보호와 국가안보의 중추이자 디지털 시대 글로벌 경쟁력의 핵심”이라며 “기념식을 통해 정보보호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생각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함께 힘을 모아 강력한 사이버보안 대응체계를 구축하자”며 “이번 행사를 통해 우리의 일상 속에서 정보보호를 생활화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기념식에선 정보보호 유공자 시상식이 진행됐다. 김의석 카이스트 교수가 국가 디지털신분증 도입 및 발전에 핵심 역할을 한 공로를 인정받아 국민훈장 석류장을 받았다. 트리니티소프트 김진수 대표이사는 순수 국내 기술로 웹방화벽과 시큐어코딩 솔루션을 개발해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했다는 점, 이도훈 국가보안기술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안보기관용 암호장비 개발과 국가 사이버보안을 강화하는데 노력한 점을 인정받아 국민포장을 받았다.

대통령 표창은 박찬암 스틸리언 대표이사, 안효민 사이버작전사령부 공군 대령, 박영호 국가정보자원관리원 방송통신주사가 받았다. 이 밖에도 사회 곳곳에서 정보보호를 위해 노력해 온 사람들과 단체들에 국무총리 표창이 수여됐다.

이날 행사장에서는 국제 정보보호 컨퍼런스, 정보보호 우수 제품 전시회도 개최됐다. 특히 올해 주제에 맞게 OECD 글로벌 디지털시큐리티 포럼, 글로벌 사이버보안 협력 네트워크(CAMP) 연례회의 등 의미 있는 글로벌 행사도 공동 개최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주최하는 ‘제5차 OECD 글로벌 디지털시큐리티 포럼’은 총 33개국, 2개 기관이 참여했다. 각 국의 정부기관, 산‧학‧연 전문가, 글로벌 기업과 국내 전문가를 초청해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기회와 도전 과제 ▲더욱 안전하고 탄력적인 공급망을 위한 협업 ▲디지털 보안에 대한 규제 접근 방식을 주제로 논의가 진행됐다. 이번 포럼을 통해 회원국 간의 모범사례와 한계점 등을 상호 공유해, 향후 각국 정책 수립에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사이버보안 분야 국제 공조 강화를 위한 ‘글로벌 사이버보안 협력 네트워크(CAMP)’ 행사에는 총 15개국의 해외 정보보호 관련 부처·기관 담당자가 참석했다. CAMP에서는 ‘AI기반 사이버복원력: 랜섬웨어 위협에 대한 방어 강화’를 주제로 연례회의 및 역량강화 세미나, 고위급 양자회담 및 비즈니스 쇼케이스 등이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