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클라우드가 인공지능(AI) 에이전트를 통해 한국 기업들의 생산성 혁신을 돕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AI 에이전트란 정해진 내용의 단순 대화만 가능한 일반 챗봇과 달리 지시를 입력하면 비서처럼 여러 도구를 스스로 사용해 목표를 수행하는 AI를 의미한다.

지기성 구글 클라우드 코리아 사장./김송이 기자

구글 클라우드는 26일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진행된 ‘구글 클라우드 서밋 2024′ 미디어 브리핑에서 “이미 국내 여러 기업 및 스타트업과 협력해 생성형 AI로 놀라운 성과를 거두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구글 클라우드 서밋 2024′ 본행사는 27일 신라호텔과 장충체육관에서 진행되며, 이화영 LG AI 연구원 상무, 이경종 엔씨소프트 상무, 김슬아 컬리 대표이사 등이 참석해 구글 클라우드와의 협업 사례를 공유한다.

구글 클라우드의 AI 에이전트는 크게 ▲고객용 ▲직원용 ▲크리에이티브용 등으로 분류된다. 고객용 에이전트의 경우 웹, 모바일, 콜센터, 매장관리시스템(POS) 등에서 고객과 더 편리하게 소통하도록 지원하고, 지원용 에이전트는 반복적인 작업을 전담하는 방식 등으로 직원의 생산성을 높이는 데 집중한다. 크리에이티브 에이전트는 이미지와 슬라이드를 넘나들며 디자이너와 제작팀처럼 이용자와 콘셉트를 모색한다.

지기성 구글 클라우드 코리아 사장은 “AI 에이전트의 시대가 왔다”면서 “AI 에이전트는 ‘AI=챗봇’이라는 공식을 깨는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로, 구글 클라우드의 AI 에이전트는 다양한 서브(Sub·하위) 에이전트들과 함께 다양하고 복잡한 작업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 사장은 “AI의 도입과 함께 전세계 클라우드 시장의 점유율 순위가 뒤바뀌고 있는 것을 체감 중”이라고도 했다.

AI 에이전트를 만들기 위해선 똑똑한 AI가 필요하다. 구글의 AI 에이전트에는 구글의 멀티모달(복합정보 처리) AI인 ‘제미나이(Gemini)’ 모델이 적용됐다. 동영상과 오디오, 텍스트 정보를 함께 처리하고 다양한 입력값을 서로 연결해 최적의 결과를 도출한다고 구글 클라우드는 설명했다. 가장 최신 모델인 제미나이 1.5 프로의 경우 1시간짜리 영상, 11시간짜리 음성파일, 3만줄 이상의 코드, 70만자 이상의 텍스트를 한번에 처리할 수 있다.

버텍스 AI를 기반으로 해 다양한 AI 모델과 호환이 가능하다는 점도 AI 에이전트의 장점이다. 버텍스 AI는 고객이 생성형 AI 모델을 검색, 맞춤화, 증강, 배포 및 관리할 수 있는 유일한 통합 플랫폼이다. 현재 버텍스 AI는 제미나이 뿐 아니라 앤트로픽의 클로드 3.5 소넷 등의 파트너 모델, 젬마, 라마2, 미스트랄 등 오픈 모델까지 포함하고 있다. 버텍스 AI가 제공하는 AI 모델만 130개 이상이다.

이날 미디어 브리핑에서는 구글 클라우드의 고객사인 카카오헬스케어 황희 대표가 참석해 구글 AI 모델을 통한 생산성 향상 사례를 공유하기도 했다. 황 대표는 병원 데이터 사업과 관련해 “국내 병원들의 데이터 활용 수준이 높지만, 데이터 표준화가 돼 있지 않아 병원 간 데이터 호환성이 떨어졌다”면서 “구글의 거대언어모델(LLM)을 활용해 데이터를 정형화하는 데 큰 도움을 받았고, 일부 데이터의 경우 정확도가 99%에 달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AI 서비스와 비교해 구글은 다양한 회사의 AI 모델을 포함하는 것은 물론 우리가 파인튜닝(최적화)한 모델도 올릴 수 있다”면서 “클라우드 기업이 자체 AI 모델만 서비스할 경우 해당 모델에 문제가 생기면 고객사 입장에서는 큰 피해를 입게 되는데, 구글은 오픈 생태계를 표방한 점이 매력적이었다”고 말했다.

지 사장은 “기업이 생성형 AI를 전사적으로 도입하려면 포괄적인 엔드 투 엔드(Ent to end) 기능을 제공하면서 안전하고 개방적인 엔터프라이즈급 AI 플랫폼을 갖추는 게 필수적”이라며 “구글 클라우드는 주요 클라우드 제공 업체 중 AI 스택 전반에 걸쳐 자사 솔루션은 물론 파트너사의 솔루션까지 확장해 제공하는 유일한 기업”이라고 했다.

구글 클라우드는 국내 공공시장의 문도 두드릴 예정이다. 구글 클라우드는 아마존웹서비스(AWS)·마이크로소프트(MS)와 함께 공공 클라우드 시장 진출을 위한 필수 요건인 클라우드보안인증(CSAP)을 신청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지 사장은 “현재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며 조만간 한국 기업 및 기관들과 협업 사례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