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석 인텔코리아 부사장이 26일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 코엑스에서 열린 '제6회 인공지능반도체포럼 조찬강연회'에서 발표하고 있다./전병수 기자

“엔비디아의 쿠다 플랫폼보다 호환성이 우수한 인텔의 소프트웨어 플랫폼 ‘원(One) API’로 인공지능(AI) 가속기 성능뿐만 아니라 AI 소프트웨어 경쟁력도 입증하겠습니다.”

26일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 코엑스에서 열린 ‘제6회 인공지능반도체포럼 조찬강연회’에서 이주석 인텔코리아 부사장은 “AI 소프트웨어 생태계 확장 외에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고객사 확보를 위해 국내 기업과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 부사장은 이날 인텔이 주도하는 AI 인프라와 소프트웨어 생태계, 파운드리 서비스 등에 대해 발표했다. 지난 2006년부터 2015년까지 엔비디아의 전문 솔루션 그룹에서 영업 디렉터로 근무한 이 부사장은 고성능 컴퓨팅 솔루션과 지원을 담당했다. 이후 헵타곤 한국 지사장을 거쳐 2017년부터 인텔코리아에서 일하고 있다.

이 부사장은 엔비디아가 AI 가속기와 함께 이를 지원하는 소프트웨어 플랫폼 ‘쿠다’로 AI 시장 지배력을 강화한 것처럼 인텔도 자사 AI 가속기 시리즈 ‘가우디’에 대한 활용도를 높이면서 점유율까지 높일 수 있는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인텔의 소프트웨어 플랫폼인 원 API는 엔비디아 쿠다와 달리 전체 하드웨어와 모두 호환이 가능하다”며 “쿠다는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에만 특화됐지만, 원 API는 유연성에 방점을 뒀다. 다음 주부터 이를 활용하는 개발자들을 위한 커뮤니티를 만들기 위해 회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이 부사장은 “인텔의 AI 가속기 가우디도 원 API를 쓰면 더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했다. 인텔은 현재 국내에서 네이버와 네이버클라우드 서비스에 가우디를 적용하기 위해 안정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 부사장은 인텔 파운드리 서비스 경쟁력에 대해서도 발표했다. 그는 ▲지정학적 이슈에 따른 반도체 수급 불균형 ▲AI 반도체 수요 증가 ▲디지털 시대 데이터 폭증으로 인텔이 파운드리 시장 재진입을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부사장은 “현재 TSMC와 삼성전자, 인텔 등이 중심이 된 시장에서 어떻게 균형 있게 제품을 공급하고 수요 폭증에 대응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인텔은 지난 2021년 파운드리 시장 재진출을 선언하고 첨단 공정 기술력을 강화하고 있다. 파운드리 업계 1, 2위인 TSMC와 삼성전자보다 빠른 올해 말 2㎚(나노미터, 10억분의 1m)·1.8㎚ 공정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ASML로부터 ‘하이 뉴메리컬어퍼치(NA)’ 장비를 파운드리 업체 중 가장 먼저 납품받기도 했다. 인텔은 2030년 삼성전자를 제치고 글로벌 2위 파운드리 기업이 되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이 부사장은 “3㎚ 제품이 올해 본격적으로 대량 생산 체제에 들어갔고, 전 세대 ‘인텔 4′ 대비 성능을 18% 끌어올렸다”며 “50여년 간 축적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파운드리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낼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