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 다이렉트메신저(DM)에서 통신사 인공지능(AI) 챗봇과 대화를 하거나, MZ 세대가 선호하는 숏폼(짧은 동영상) 콘텐츠 ‘릴스’에서 AI가 만든 통신 관련 뉴스를 보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통신 3사는 AI를 활용한 광고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는데요. 구글, 메타 등 빅테크 기업이 생성형 AI 기술을 선도하면서 이들과 경쟁하기보단 협력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습니다.
지난 11일 LG유플러스는 AI 기반 마케팅을 위해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메타와 협력한다고 밝혔습니다. LG유플러스의 AI ‘익시’를 메타 시스템에 연동해 이르면 올 하반기 익시 공식 인스타그램에 ‘익시 챗봇’을 도입하는 것입니다. 인스타그램 이용자는 자신의 계정에 로그인하는 것만으로 DM을 보내 ‘익시’와 대화할 수 있게 됩니다. 챗GPT를 포함한 기존 AI 챗봇 서비스는 별도 애플리케이션(앱)을 내려받아 로그인해야 하지만, 이미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는 소셜미디어(SNS)와 연결시켜 이용자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것입니다.
LG유플러스는 올해 초 구글과 손잡고 대규모언어모델(LLM) ‘제미나이’를 활용해 20대 전용 브랜드 ‘유스’의 광고 영상을 만들었습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대상 설정, 데이터 취합, 학습, 리포트 제작, 결과 해석까지 5단계에 걸쳐 적어도 3개월이 걸렸지만, AI를 통해 업무 일부를 자동화하고 정확도를 높임으로써 기간을 획기적으로 줄였고, 타깃팅 성과는 5배까지 높아졌다”고 설명했습니다.
KT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손잡고 AI·클라우드 분야에서 협력에 나섭니다. LLM ‘믿음’을 개발해 온 KT는 챗GPT 개발사 오픈AI에 투자한 MS와의 협력을 통해 ‘멀티 LLM’ 전략으로 방향을 선회하는 것인데요. 앞으로는 챗GPT를 활용한 다양한 광고 모델도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KT 관계자는 “자세한 사항은 올 9월 중 구체화 될 예정으로, AI·클라우드 연구·개발 공동 프로젝트, 한국형 AI·클라우드·IT 서비스 개발, AI·클라우드 이노베이션 센터 구축, AI·클라우드 인재 양성을 함께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SK텔레콤은 지난해부터 AI 스타트업 앤트로픽, 오픈AI와 함께 통신 특화 언어모델 ‘텔코 LLM’ 성능을 높이고 있습니다. 여기서 더 나아가 LLM을 기반으로 한 광고·프로모션 문구 자동 생성 서비스 ‘AI 카피라이터’를 출시하기도 했습니다. 서비스명, 프로모션 내용, 고객 정보, 마케팅 채널 등 간략한 정보만 입력해도 즉각 문구를 만들어내는 겁니다.
이 같은 서비스는 소상공인 등 틈새 시장에도 활용될 것으로 보입니다. SK텔레콤 측은 “월 수만 건 이상의 광고문구를 생성할 수 있으며, 기업 고객은 서비스 인프라를 별도로 구축하지 않고 현재 사용 중인 마케팅 플랫폼을 활용해 광고 문구를 요청하고 제작물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장병탁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AI를 활용한 추천, 데이터 분석은 과거에도 해오던 것이지만 최근에는 생성형 AI를 통한 ‘지능형 에이전트(intelligent agent)’라는 개념이 더해지면서 개별 맞춤형 응대가 가능해지고 있다”면서 “고객을 많이 확보하고 있는 통신사 입장에서는 맞춤형 광고를 위해서라도 (협업은) 필수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