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 라피더스 본사 건물의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반도체 산업 부활을 노리는 일본 정부가 자국의 신생 반도체 업체 라피더스의 자금 조달을 돕기 위해 은행 등 융자 시 정부 보증을 제공할 계획이다.

30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일본 경제산업성이 오는 31일 회의를 열고 라피더스에 정부 보증을 제공하기 위한 법적 근거 규정을 마련하는 방안을 논의한다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이미 라피더스에 총 9200억엔(약 8조10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그러나 사업 계획대로 2027년 최첨단 2나노미터(㎚·10억분의 1m) 제품을 양산하려면 모두 5조엔(약 44조원)의 자금이 필요한 것으로 추정되자 이 같은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라피더스는 신생 업체로 대출 실적이 없어 융자 등을 통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일본 정부의 주도로 출범한 라피더스에는 도요타, 키옥시아, 소니, NTT, 소프트뱅크, NEC, 덴소, 미쓰비시UFJ은행 등 대기업 8곳이 출자에 참여했지만 출자 규모는 73억엔(약 640억원)에 불과하다. 하지만 2027년 양산을 개시하려면 2025년까지는 제조 장비를 주문해야 하는 등 대규모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부 보증이 제공된다면 사업 위험 때문에 라피더스에 융자를 꺼리던 은행권의 대출이 원활해질 수 있다.

닛케이는 “개별 기업에 정부 보증을 제공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법적 근거 마련을 둘러싸고 반대 목소리도 예상된다”고 전했다.

라피더스는 일본 정부의 주도로 2022년 11월에 설립된 업체로, 2㎚ 공정의 반도체를 2025년에 시험 생산하고 2027년부터 양산한다는 목표를 두고 있다. 라피더스는 현재 홋카이도 지토세에 공장을 짓고 있다. 삼성전자와 대만 TSMC는 2나노 반도체의 양산 목표 시점을 2025년으로 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