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전통시장 상인들의 온라인 판매를 중개하는 ‘동네시장 장보기’ 제휴 시장 수가 지난해를 기점으로 크게 감소했다. 이용자들이 전통시장 상품 구매에 소극적인데다, 경쟁사인 쿠팡까지 남아있던 파이를 가져가는 상황이다.
29일 네이버 등에 따르면, 동네시장 장보기 제휴 전통시장 수는 지난 2022년 170곳에서 현재 71곳으로 줄었다. 네이버는 지난해 관리 효율성 측면에서 제휴 시장 수를 줄였다고 설명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동네시장 장보기 서비스의 사업성이 떨어졌다기보다는 디지털 전환이 잘 이뤄지지 않는 전통시장들을 정리함으로써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였다”고 말했다.
동네시장 장보기 서비스는 지난 2019년 1월 시작했다. 전통시장에서 판매하는 먹거리를 네이버를 통해 온라인으로 주문하면 2시간 혹은 당일 내 배달·배송 받을 수 있다.
네이버는 네이버쇼핑 내 동네시장 메뉴에 관련 상품을 노출하는 형태로 판매를 중개한다. 이용자들은 자신이 원하는 주소 및 위치를 입력해 배달 가능한 상품을 고를 수 있다.
동네시장 장보기에서 대표적인 성공 사례는 암사종합시장으로 지난 2019년 입점 후 3년 만에 누적 매출 23억원, 누적 주문건수 20만건을 돌파했다. 제휴 점포도 초기 12개로 시작해 40개까지 늘었고, 1000여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전통시장을 제외하고 대다수 전통시장은 디지털 전환에 소극적이고, 온라인 판매의 이점을 체감하기가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과 통계청에 따르면 전국 전통시장 수는 지난 2014년 1536개에서 2022년 1388개로 감소했다. 최근 대한상공회의소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만 55~64세가 주로 이용하는 구매 채널에서 전통시장(6.3%)은 선호도가 높지 않았다.
특히 ‘당일 무료 배송·배달’을 무기로 국내 이커머스 시장을 장악한 쿠팡이 전통시장 중개 영역까지 빠르게 침투하는 것도 네이버 입장에선 부담이다.
쿠팡은 지난 2022년 말 ‘마켓플레이스 전통시장 지원 사업’을 시작, 서울, 대구, 광주 등의 전통시장 상점 35곳을 입점시켰다. 초반엔 수도권 전통시장 상점 위주였지만 현재는 충청·영남·호남 등 전국 단위로 확대, 올해까지 마켓플레이스에 입점하는 전통시장 상점 수를 100곳 이상으로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쿠팡의 배달앱 서비스인 쿠팡이츠도 전통시장 활성화 프로그램을 통해 지난 3년간 전국 135개 전통시장에서 1600여개 점포를 온라인 시장에 진출시켰다. 현재 무료배달 서비스와 주문 중개수수료 50%를 지원하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네이버가 중소상공인 중심의 다양성을 추구하는 롱테일 전략을 추구하는 만큼 스마트스토어 배송의 경우 전통시장 군을 따로 분류하지 않아 다른 플랫폼과 수치적으로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