숏폼(짧은 동영상) 플랫폼 틱톡이 ‘유튜브’의 성공 방정식을 따라하고 있습니다. 최근 IT매체 테크크런치는 틱톡이 60분짜리 롱폼(긴 동영상) 업로드 기능을 실험 중이라고 보도했습니다. 현재 이 기능은 특정 사용자만 사용할 수 있고, 정식 출시가 될지 여부는 정해지지 않은 상황입니다.

틱톡 로고./AP연합뉴스

틱톡은 중국계 스타트업 바이트댄스가 지난 2016년 출시한 ‘더우인’의 글로벌 버전으로, 스마트폰에서 세로로 촬영한 15초 이내의 영상을 음악과 함께 올리는 방식으로 출발했습니다. 엄지손가락으로 짧은 영상을 위아래로 휙휙 넘기며 볼 수 있는 간편한 조작 방식으로 Z세대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현재 미국에서만 3억명 이상이 틱톡을 사용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틱톡이 유행하자 미국 소셜미디어(SNS) 기업들도 유사 서비스를 잇따라 출시했습니다. 메타는 지난 2021년 2월 인스타그램에서 최대 90초 길이의 영상을 공유할 수 있는 ‘릴스’를 출시했고, 이듬해 페이스북에도 릴스를 추가했습니다. 유튜브도 2021년 7월 60초 길이의 영상을 업로드하는 ‘쇼츠’를 공식 출시하는 등 SNS들이 경쟁적으로 틱톡의 성공 방정식을 쫓아가는 형국이었습니다.

그랬던 틱톡이 아이러니하게도 영상 길이를 늘리기 시작했습니다. 출발 당시 15초 이내 짧은 영상만 허용했던 틱톡은 지난 2021년 최대 2배 수준인 34초까지 영상 길이를 늘렸습니다. 올해 초에는 일부 창작자들에게 30분 분량의 영상 업로드를 허용했습니다. 틱톡이 현재 테스트 중인 60분짜리 영상은 롱폼입니다.

IT매체 더버지는 “최근 틱톡이 더 길고 유튜브와 유사한 콘텐츠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올해 초에는 일부 틱톡 크리에이터들이 세로형 대신 가로형 클립을 공유하면 콘텐츠 인기가 증가할 것이라는 알람을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지난해부터 틱톡 크리에이터들은 틱톡의 수익 창출 프로그램에서 1분 이상의 영상을 올려야만 수익 배분을 위한 자격을 얻을 수 있습니다.

틱톡이 60분짜리 영상을 시험하는 데에는 유튜브가 장악하고 있는 롱폼 서비스에서 정면대결을 펼치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롱폼 강자인 유튜브가 명실상부한 TV용 애플리케이션으로 등극한 데다 틱톡을 따라 선보인 ‘쇼츠’로 숏폼 시장을 잠식하고 있습니다. 틱톡 입장에선 숏폼 시장을 사수하기 위해서라도 경쟁자를 공격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에 놓인 것입니다.

수익성 증대도 틱톡의 영상 길이를 늘리는 데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의견도 있습니다. 틱톡이 수익을 늘리고 계속 성장하기 위해선 광고를 늘려야 하는데, 동영상이 길어져야 광고주가 더 자세히 제품 홍보를 하고 크리에이터는 제품간접광고(PPL) 등으로 소득을 늘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동영상 길이가 늘어나야 소비력이 강한 이용자를 유입시키고, 롱폼에 강점이 있는 크리에이터를 끌어올 수 있다는 계산도 숨어 있을 것입니다.

틱톡은 아직 롱폼 기능의 정식 출시 계획은 없다고 밝힌 상태입니다. 그러나 올 초 30분 길이의 영상을 올릴 수 있는 새로운 선택 기능을 테스트한 사실이 밝혀진 후, 일부 사용자에 적용된 것을 감안하면 60분짜리 영상 업로드 기능도 곧 적용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틱톡의 정체성과 정반대 전략인 롱폼 시장 도전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