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휴대폰 매장에 붙어있는 통신 3사 로고./뉴스1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가 올 1분기에도 합산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했다. 지난 3월 정부가 통신사 간 경쟁을 활성화 한다는 취지로 번호이동 고객에게 최대 50만원을 지급하는 ‘전환지원금’ 제도를 시행했지만, 번호이동 건수가 감소하고 알뜰폰에서 통신 3사로 갈아타는 가입자가 늘었다. 통신 3사 간 경쟁할 유인은 오히려 줄어 마케팅비와 설비투자 등을 줄인 결과로 해석된다.

10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통신 3사의 올 1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1조246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1조2411억원) 대비 0.5% 증가한 수치다. 통신 3사 중 LG유플러스를 제외한 2곳은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늘었다.

SK텔레콤은 올 1분기 연결기준 매출 4조4746억원, 영업이익 498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3%, 0.8% 늘었다. KT의 올 1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6조6546억원, 영업이익은 506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3.3%, 4.2% 늘었다. LG유플러스의 경우 올 1분기 매출 3조5770억원, 영업이익 2209억원으로 전년 대비 매출은 1%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5.1% 줄었다. 신규 통합 전산망 구축으로 인한 비용 반영과 마케팅 비용 상승으로 인해 영업이익이 감소했다는 게 LG유플러스의 설명이다.

SK텔레콤의 마케팅비는 올 1분기 7190억4000만원으로 전년 대비 5% 줄었다. KT 역시 올 1분기 마케팅비가 6009억으로 전년 대비 7.2% 줄었다. 통신 3사 중에서는 유일하게 LG유플러스가 마케팅비를 늘렸다. LG유플러스의 마케팅비는 5467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5343억원)와 비교해 2.3% 늘었다. 다만 올 1분기 LG유플러스의 설비투자(CAPEX)는 전년 대비 25.9% 감소한 3849억원에 그쳤다. LG유플러스는 “20㎒(메가헤르츠) 추가 주파수 할당에 따라 증축 중이던 기지국 구축이 마무리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초 방송통신위원회는 가계통신비 부담 완화를 위해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령을 추진, 통신 3사 간 지원금 경쟁을 유도한다고 밝혔다. 이후 방통위는 지난 3월부터 번호이동 가입자의 위약금을 지원하는 전환지원금 제도를 실시했다. 그러나 정부의 예상과 달리 올 들어 번호 이동자 수는 지속해서 줄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통신 3사 가입자들은 현재 지급되는 30만원 수준의 전환지원금으로는 위약금을 감수하면서 굳이 번호이동을 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통신 3사에서 알뜰폰으로 옮겨가는 가입자 수도 줄고 있다. 지난 1월 통신 3사에서 알뜰폰으로 옮겨가는 가입자 수는 12만332명이었으나, 지난 3월에는 9만6771명으로 19.6% 줄었다. 업계는 통신 3사 이용자들이 더 많은 지원금을 받을 수 있게 되자, 혜택이 상대적으로 적은 알뜰폰으로 옮겨가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통신 3사의 올 2분기 합산 영업이익도 1조원을 무난히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4월 번호 이동자 수는 50만975명으로 전월 대비 4.5% 줄면서 올해 최저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통신 3사에서 알뜰폰으로 옮겨가는 가입자 수도 7만4822명으로 올해 중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