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워치 9./AFP연합뉴스

스마트워치 운영체제(OS) 시장 선두인 애플 ‘워치 OS’의 입지가 중국 시장에서 흔들리고 있다. 구글 ’웨어 OS’와 화웨이 ‘하모니 OS’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애플, 구글, 화웨이는 개선된 기능이 적용된 스마트워치 OS를 공개하고 영토 확장을 위한 격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 애플, 올해 AI 적용된 ‘워치 OS’ 출시… 구글·화웨이, 헬스케어 기능 강화된 OS로 응수

3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올 9월 워치 OS 11을 출시할 예정이다. 워치 OS 11에는 올 하반기 출시될 애플의 새 스마트폰 OS인 iOS 18과 함께 인공지능(AI) 음성 비서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워치 OS 11에는 정확도를 높인 수면 패턴 추적, 운동 기록 측정 기능도 적용될 전망이다.

구글은 올해 말 웨어 OS 5를 공개할 계획이다. 웨어 OS 5는 구글 제미나이를 기반으로 한 AI 챗봇 기능과 배터리 절감 기능이 탑재될 것으로 보인다. 구글은 웨어 OS 5 공개를 기점으로 구글 픽셀워치 시리즈에만 적용됐던 긴급 구조요청 기능을 웨어 OS가 적용된 타사 스마트워치로 확대할 방침이다.

화웨이는 올해 공개할 하모니 OS 4.2를 통해 이용자의 부정맥, 수면 무호흡증 여부를 측정하는 등 건강 진단 항목을 기존 10종에서 13종까지 늘릴 예정이다.

◇ 구글·화웨이, 연결성·헬스케어 기능 강화된 스마트워치 OS로 맹공하니… 애플 中 입지 흔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중국 스마트워치 OS 시장에서 화웨이는 전년 대비 13%포인트(P) 늘어난 61%의 점유율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같은 기간 애플은 25%의 점유율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전년 대비 3%P 줄어든 수치다.

올해 중국을 제외한 세계 스마트워치 OS 시장에서도 애플의 스마트워치 OS 점유율은 전년 대비 4%P 감소한 49%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같은 기간 구글 웨어 OS는 전년 대비 6%P 늘어난 27%의 점유율을 차지할 전망이다.

화웨이는 지난 3월 하모니 OS 4를 공개하고 이용자들에게 헬스케어, 피트니스 기능을 제공하며 내수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하모니 OS 4는 AI를 통해 호흡이나 심장 박동을 이전보다 더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골프 코스를 미리 입력하면 연습 중에 공이 날아간 거리 등을 계산할 수 있는 기능도 갖췄다.

구글은 지난해 8월 기기 간 연결성을 높인 ‘웨어 OS 4′로 중국 스마트워치 제조사들을 공략하고 있다. 웨어 OS 4는 기기를 연결하는 것 만으로, 스마트워치에 있는 데이터를 스마트폰에 전송할 수 있다. 스마트홈 애플리케이션(앱)인 ‘구글 홈’과의 연동을 통해 스마트워치로 집의 문을 여닫거나 TV 전원을 켜고 끌 수도 있다.

구글은 편의성을 높인 OS로 자사 스마트워치 신제품인 픽셀 워치 시리즈와 중국 오포 워치 엑스, 샤오미 워치 2 프로 등에 웨어 OS를 적용하며 점유율을 늘리고 있다. 올해도 웨어 OS가 적용된 원플러스 워치 2 등 스마트워치 신제품 출시가 예정돼 있다.

반면 애플은 다른 제조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가 스마트워치만 판매한다는 점과, 자사 기기 외에 적용할 수 없는 OS의 폐쇄성으로 점유율이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워치는 헬스케어, 메시지 알람 등 일부 기능만 주로 활용되기에 제품의 차별화가 어렵다”며 “소비자들이 애플워치보다 상대적으로 저가인 중국 제품을 선택하는 비율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