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의 IT서비스 계열사 삼성SDS가 ‘브리티 코파일럿(Brity Copilot)’과 ‘패브릭스(FabriX)’를 출시했다고 2일 밝혔다. 기업용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삼성SDS는 두 서비스를 통해 기업의 업무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하이퍼 오토메이션(Hyper Automation·초자동화)’을 이끌겠다는 구상이다.
삼성SDS는 이날 오전 서울 송파구 삼성SDS 잠실캠퍼스에서 미디어데이 행사를 열고 생성형 AI 서비스 사업 전략을 발표했다. ‘브리티 코파일럿’은 회사 업무를 하면서 가장 빈번하게 사용하는 메일, 메신저, 영상 회의 등 협업 도구에 생성형 AI 기술을 적용한 서비스다. 영상 회의 중 실시간 자막 및 회의록 작성, 수신 메일과 메신저 실시간 요약, 메일 초안 작성 등 다양한 작업을 자동화할 수 있다.
브리티 코파일럿이 제공하는 실시간 한국어 자막의 경우 인식 정확도가 94% 이상이다. 송해구 삼성SDS 솔루션사업부장(부사장)은 “모든 발언이 실시간 회의록으로 기록 및 번역이 돼서 외국인도 한국어로 말하는 거를 알아들을 수 있다”면서 “브리티 코파일럿은 전 세계에서 한국어를 가장 잘 이해하는 솔루션”이라고 했다. 삼성SDS는 현재 한국어와 영어로만 제공되는 영상회의 내 실시간 자막 기능을 오는 9월까지 8개국 언어로 확대할 예정이다.
삼성SDS는 자사 임직원 약 1만1000명을 대상으로 시범 서비스를 시행해 브리티 코파일럿을 실제 업무에 활용한 결과, 회의록 작성 시간이 75% 이상, 메일 작성 시 내용 요약 및 초안 작성 시간이 66% 이상 절감됐다고 밝혔다. 메신저 내에서 지식을 검색하고 대화를 요약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50% 이상 줄었다. 삼성SDS는 시범 서비스 시행 후 임직원들이 일평균 14.4건의 업무를 브리티 코파일럿을 통해 처리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공개된 또 다른 생성형 AI 서비스 패브릭스는 기업의 다양한 데이터, 지식 자산, 업무 시스템 등 IT 자원을 생성형 AI와 연계해 손쉽게 공유하고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삼성SDS의 AI 플랫폼이다. 패브릭스는 외부 데이터와 함께 기업 내부 데이터를 직접 활용하기 때문에 정확도 높은 답변을 생성한다. 또 고성능 기업용 LLM(거대언어모델)을 통해 업종 특화 용어나 데이터를 학습하고 영업, 구매, 물류, 경영지원 등 기업이 이미 사용하던 핵심 업무에 적용할 수 있다.
삼성SDS는 높은 보안성을 패브릭스의 강점으로 꼽았다. 패브릭스는 삼성 클라우드 플랫폼을 기반으로 필터링, 데이터 및 사용자 권한 관리 등 보안체계를 통해 강력한 데이터 보안을 구현했다. 구형준 삼성SDS 클라우드서비스사업부장(부사장)은 “패브릭스는 현재 10만명이 사용하고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기업용 생성형 AI 서비스”라며 “150곳 이상의 고객을 만나며 200개 이상의 사용 사례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삼성SDS는 브리티 코파일럿과 패브릭스의 기능을 계속 발전시킬 예정이다. 브리티 코파일럿의 경우 오는 6월 마이크로소프트(MS) 워드와, 10월에는 엑셀 및 파워포인트(PPT)에서도 사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삼성SDS는 오는 6월 패브릭스의 개인·업무별 맞춤이 가능하도록 ‘맞춤형 AI 비서’를 생성하고, 10월까지 다양한 유형의 LLM과 결합해 이미지·영상·음성 활용이 가능하도록 준비하고 있다.
최근 삼성SDS 뿐만 아니라 다양한 기업들이 기업용 생성형 AI를 출시하고 있다. LG CNS는 작년 10월 업무를 하며 궁금한 점이 생겼을 때 채팅창에 물어보면 생성형 AI가 외부·사내 데이터를 분석해 곧바로 답변해주는 서비스를 시작한 데 이어 최근 MS의 AI·클라우드 전문가를 모아 ‘AI 서비스 개발 전담팀’을 구성했다. SK C&C는 네이버클라우드와 금융 등 국내 산업에 맞춘 초대규모 AI서비스 발굴에 나섰다.
삼성SDS는 기업에서 진행되는 업무의 전 영역에 자사 서비스가 활용될 수 있는 것을 목표로 한다. 황성우 삼성SDS 사장은 “패브릭스와 브리티 코파일럿의 정식 출시로 기업 업무의 하이퍼 오토메이션을 돕겠다”면서 “삼성이 스마트폰·TV·가전 분야에서 소비자를 만족시켰던 AI 혁신에 이어 기업에서도 생성형 AI 서비스 혁신이 시작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