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정서희

알뜰폰(MVNO) LTE(4세대 이동통신) 스마트폰을 찾는 소비자들이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를 포함한 전체 휴대폰용 LTE 가입자 수가 월평균 24만명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알뜰폰은 월평균 11만명이 유입되고 있는 겁니다. 알뜰폰은 LTE, 통신 3사는 5G(5세대 이동통신)에 집중하는 모습입니다.

28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무선 통신서비스 통계 현황에 따르면 지난 2월 알뜰폰 LTE 가입자 수는 842만명을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말 818만명 대비 2개월 만에 24만명이 늘어난 수치입니다. 과기정통부는 올 1월 무선 통신서비스 통계를 개편하면서 지난해 7월 수치부터 공개했습니다. 가장 오래된 알뜰폰 LTE 가입자 수 통계는 지난해 7월 764만명입니다. 이는 전체 휴대폰용 LTE 가입자 수(2442명)의 31.2%에 해당하는 수치입니다. SK텔레콤(812만명)에 이어 2위에 해당합니다.

알뜰폰 LTE 가입자 수는 매월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자급제폰(가전매장 등에서 구입할 수 있는 통신 개통이 안 된 휴대폰)으로 알뜰폰 LTE 요금제에 가입하면 통신 3사 대비 30~50% 이상 통신요금을 절약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요금에 민감한 MZ 세대들이 알뜰폰 LTE 요금제를 많이 찾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다만 알뜰폰의 선전에도 전체 LTE폰 가입자 수는 매월 줄고 있습니다. 지난해 7월 2442만명이였던 휴대폰용 LTE 가입자 수는 지난해 말 2295만명으로 줄었고, 지난 2월에는 2274만명까지 떨어졌습니다. 휴대폰용 LTE 전체 가입자 수가 월평균 24만명 줄고 있다는 뜻입니다. 상당수 소비자들이 휴대폰을 바꾸면서 LTE에서 5G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단말기 제조사들이 5G폰을 적극적으로 내놓고, 통신 3사가 5G 요금제 판매에 지원금을 공격적으로 지급하면서 LTE 사용자들의 이탈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라며 “다만 5G 가입자 수가 늘어나는 게 5G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서는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알뜰폰은 LTE 가입자 수는 꾸준히 늘려가고 있지만 5G에서는 여전히 부진한 모습입니다. 지난 2월 알뜰폰 5G 가입자 수는 29만명으로 지난해 7월(28만명) 대비 고작 1만명 늘어나는 데 그쳤습니다. 알뜰폰 업체들의 적극적인 프로모션으로 지난해 9월 알뜰폰 5G 가입자 수가 32만명까지 늘었지만, 지난해 10월 통신 3사가 아이폰15 출시를 기념해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면서 다시 28만명으로 떨어졌습니다. 전체 휴대폰용 5G 가입자 수에서 알뜰폰이 차지하는 비중은 0.9%에 불과합니다.

이는 알뜰폰에 통신망을 대여하는 통신 3사가 LTE는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판매하는 반면 5G는 비싼 가격을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통신망을 사용하는 비용을 도매대가라고 합니다. 알뜰폰은 통신 3사로부터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통신망 가격의 40% 수준에 LTE를 대여해 판매하고 있습니다. 반면 5G의 도매대가율은 60% 수준으로 높습니다. 알뜰폰 입장에서는 팔수록 손해가 되는 5G 대신 저렴한 LTE 요금제를 적극적으로 팔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LTE는 당장은 고물가 시대에 통신비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알뜰폰이 LTE 사용자만으로도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는 배경입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관심이 5G로 계속 넘어가는 상황에서 1%도 되지 않는 5G 가입자 수 비중은 알뜰폰이 해결해야 할 숙제입니다. 김주호 참여연대 민생경제팀장은 “통신 시장이 과포화된 상태로 무게추는 이미 LTE에서 5G로 넘어갔다”라며 “알뜰폰 5G 가입자를 늘리기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과 알뜰폰 업체들의 노력이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