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지난 22일 중국에 출시한 갤럭시 C55./삼성전자 제공

“중국 혁신팀을 만드는 등 여러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은 지난해 7월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세계 1위 스마트폰 회사인 삼성전자가 지난 22일 중국 스마트폰 시장 공략을 위한 승부수로 현지 특화폰을 7년 만에 내놓았다. 이른바 ‘갤럭시 C 시리즈’다. C는 중국(China)을 의미한다.

24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1분기 중국 시장에서 0%대 점유율을 기록한 것으로 추산된다. 비보(17.4%), 아너(16.1%), 애플(15.7%), 화웨이(15.5%), 오포(15.3%), 샤오미(14.6%) 등에 밀린 상황에서 갤럭시 C 시리즈로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지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2013년까지만 해도 중국 시장에서 애플, LG전자와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을 20~30%씩 나눠가졌다. 하지만 화웨이, 오포, 비보 등 중국 업체들이 앞다퉈 스마트폰을 내놓기 시작하면서 2014년부터 점유율이 급격히 떨어졌다. 중국 정부의 자국 기업 보호정책,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반한 감정 등으로 2015년 중국 스마트폰 점유율이 10% 아래로 떨어졌고, 2018년부터는 0%대에 머물고 있다.

◇ 애국소비+가격 경쟁력이 中 스마트폰 무기

삼성전자가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부진한 것은 중국 업체들의 성장이 원인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은 14억 인구를 공략하기 위해 최신 기술을 경쟁적으로 빠르게 적용하고 있고, 저렴한 인건비를 활용해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라며 “중국인의 애국 소비가 더해지면서 외산 업체들의 설자리가 좁아지고 있다”라고 했다.

그래픽=손민균

삼성전자는 중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2016년 보급형 스마트폰 갤럭시 C 시리즈를 처음으로 내놨다. 갤럭시 C5, 갤럭시 C7, 갤럭시 C9 등이다. 갤럭시 C 시리즈는 성능만 놓고보면 중가 스마트폰인 갤럭시 A 시리즈와 비슷하거나 소폭 상회한다. 반면 가격은 갤럭시 A 시리즈보다 싸다. 삼성전자는 2017년 갤럭시 C8을 내놓기도 했지만, 점유율 회복에 실패했고 더 이상 갤럭시 C 시리즈 신제품은 나오지 않았다.

IT매체 기즈모차이나는 “삼성전자가 갤럭시 C55를 앞세워 중국 시장을 다시 공략한다”라고 했고, GSM아레나는 “삼성전자가 갤럭시 C 신제품을 내놨는데 성능이 강력해 인상적이다”라고 전했다.

갤럭시 C55는 5G(5세대 이동통신) 스마트폰으로 인도에서 판매 중인 갤럭시 M55와 성능이 같다. 사실상 기존 제품을 중국 시장에 맞게 조금 바꿔 내놨다고 볼 수 있다. 차이가 있다면 가죽을 선호하는 중국 소비자 취향을 겨냥해 제품 후면에 오렌지, 검정 색상의 가죽 소재를 적용했다.

◇ “갤럭시 재도전 의미 있지만 좋은 성과 기대하긴 힘들어”

일각에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아이폰 역시 애국 소비에 밀려 올해 1위에서 3위로 밀려난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점유율을 회복하는 건 쉽지 않다는 것이다. 닛케이아시아는 “중국 소비자들은 기본적으로 자국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강하고, 외산 제품을 쓰면서도 언제든 자국 제품으로 대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라며 “삼성 갤럭시의 재도전은 의미는 있지만, 좋은 성과를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했다.